디지털자산 약세장에서 고액자산가의 담보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BTC) 비중이 줄고 지캐시(ZEC) 비중이 24.2%로 올라섰다. 투자자가 보유 자산을 팔기보다 담보로 맡겨 현금을 확보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코인래빗(CoinRabbit) 데이터를 토대로 2025년 7월 강세장과 2026년 7월 약세장을 비교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1인당 평균 대출 건수가 30.8건에서 53.5건으로 74% 늘었다고 밝혔다. 고액자산가의 평균 대출 건수도 같은 기간 16.5건에서 19.4건으로 18% 증가했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반복 대출 이용자 비중은 65.1%였다. 약세장에서도 대출 수요가 줄지 않고,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이용자가 늘어난 셈이다.
대출 주기에서는 투자자 유형별 차이가 나타났다. 고액자산가의 평균 대출 간격은 26~27일로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개인투자자는 11일에서 21일로 길어졌다.
담보 구성 변화는 고액자산가 쪽에서 더 뚜렷했다. 고액자산가가 맡긴 담보에서 BTC 비중은 57.8%에서 30.5%로 낮아졌다.
반면 ZEC는 기존 상위권 밖에서 24.2%까지 올라왔다. 모네로(XMR), 체인링크(LINK), 에이다(ADA) 비중도 함께 높아졌다.
다만 ZEC 비중 확대를 신규 매수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크립토퀀트는 ZEC가 2025년 9월 약 50달러에서 현재 약 800달러로 오른 점이 담보 평가액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보유 수량이 그대로여도 가격 상승만으로 전체 담보 내 비중은 커질 수 있다. 이번 수치는 신규 자금 이동과 평가액 증가 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투자자 담보에서는 리플(XRP)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XRP 비중도 41.7%에서 35.2%로 낮아졌다.
트론(TRX), 스텔라루멘(XLM), 바이낸스코인(BNB), 카스파(KAS), 벨로(VELO) 등은 상위 담보 자산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유에스디코인(USDC)이 3위까지 올랐고, 온도파이낸스(ONDO) 같은 실물연계자산 토큰도 상위권에 들어갔다.
코인 담보 대출은 보유한 디지털자산을 맡기고 현금이나 스테이블코인 등을 빌리는 방식이다. 가격 하락기에 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담보 가치가 더 떨어지면 추가 담보 요구나 청산 위험이 커질 수 있다.
ZEC는 제도권 상품에서도 노출 경로가 넓어졌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8월 25일 보도자료에서 지캐시 ETF ‘ZCSH’가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에서 거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상품을 ZEC 현물 노출을 제공하는 세계 첫 상장상품으로 설명했다. ZEC가 미국 증권시장 상장상품으로 들어왔다는 앞선 보도와 같은 흐름이다.
사이퍼펑크 테크놀로지스(Cypherpunk Technologies)도 ZEC 보유를 확대했다. 회사는 5월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서 5월 13일 기준 31만4185.70 ZEC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ZEC 유통량의 약 1.88%다. 회사는 지캐시 오픈 디벨롭먼트 랩스(ZODL)에 500만 달러(약 68억원)를 투자했다고도 밝혔다.
사이퍼펑크의 ZEC 보유는 이후 네트워크 의사결정 논의와도 이어졌다. 본지는 앞서 사이퍼펑크가 NU7 코인홀더 투표에서 4년 주기 반감기 구조 유지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데이터가 보여주는 변화는 약세장에서 일부 투자자가 보유 자산을 매도하는 대신 담보로 맡겨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동시에 고액자산가 담보에서 ZEC 비중이 커졌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액 효과와 실제 자금 이동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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