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루피 토큰화 회사채, 인도서 입찰 추진

| 이준한 기자

인도 국영 전력금융사 알이시(REC Limited)가 최대 50억 루피 규모의 토큰화 회사채 입찰을 추진한다. 암호화폐 발행이 아니라 회사채의 소유권과 결제 기록을 분산원장에 올리는 제도권 채권 인프라 실험이다.

로이터는 알이시가 만기 1년 8개월짜리 토큰화 회사채로 최대 50억 루피를 조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본 발행 규모는 10억 루피이며, 초과 수요가 있으면 40억 루피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그린슈 옵션이 붙는다. 입찰일은 9월 7일로 제시됐다.

이번 보도는 본지가 앞서 전한 [인도의 첫 토큰화 회사채 발행 추진](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6615)보다 조건이 더 구체화된 내용이다. 당시 보도에서는 발행 규모가 50억 루피 미만으로 전해졌고, 발행사와 시기, 규모는 익명 소식통 발언에 근거한 내용이었다.

발행 조건은 아직 최종 문서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8월 24일 로이터 보도는 발행 규모를 50억 루피 미만으로 전했고, 이번 보도는 50억 루피와 9월 7일 입찰 일정을 제시했다. 알이시의 공식 공시나 최종 조건서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발행 예정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구조의 핵심은 결제와 보유 기록이다. 투자자는 은행이 제공하는 도매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지갑과 새 증권 지갑을 모두 갖춰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인도 예탁기관들은 채권 보유 기록을 분산원장에 남기는 디맷 2.0(DEMAT 2.0) 지갑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의 도매용 디지털 루피(e₹-W)는 결제 수단으로 쓰인다. RBI는 2022년 10월 31일 e₹-W 파일럿을 시작하면서 정부채 유통시장 결제를 첫 사용처로 제시했다. 2025년 1월 FAQ에서는 e₹-W를 금융기관과 중개기관이 대량 결제와 증권 결제 효율화를 위해 쓰는 제한된 생태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설명했다.

토큰화 채권은 채권의 신용위험과 현금흐름을 바꾸는 상품이 아니다. 통상 채권의 권리와 이전 기록, 결제 과정을 디지털 장부에 남겨 발행·정산·사후관리 절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번 건이 일반 암호화폐 상품보다 금융시장 인프라 실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도 앞서 회사채 토큰화 실험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투힌 칸타 판데이(Tuhin Kanta Pandey) SEBI 의장은 5월 26일 행사에서 “토큰화 파일럿은 더 빠른 결제, 더 나은 추적성, 자동화된 관리,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일럿의 목적이 발행 형식 변경에 그치지 않고 결제와 관리 절차 전반을 겨냥한다는 뜻이다.

인도 회사채 시장은 규모가 커졌지만 유동성과 투자자 저변 확대가 과제로 꼽혀 왔다. 회사채는 정부채보다 발행 조건과 신용위험이 제각각이어서 거래 후 정산, 보유자 관리, 쿠폰 지급 절차가 복잡하다. 토큰화 실험은 이 가운데 일부 절차를 분산원장과 디지털 결제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초기 투자자 범위는 제한된다. 로이터는 이번 파일럿이 선택된 투자자에게만 열리고, 채권에는 3개월 락업이 붙는다고 전했다. 2차 거래도 호환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지갑과 증권 지갑을 모두 가진 참여자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거래소들은 12월까지 토큰화 채권 2차 시장을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다만 초기 파일럿의 투자자 제한과 락업 조건을 고려하면 곧바로 일반 투자자 접근성 확대나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업계의 시각도 효율성 기대와 한계 인식이 함께 나온다. 금융 전문지들은 이번 발행을 소매 투자자 대상 출시가 아니라 기관 중심 파일럿으로 해석하고 있다. 토큰화가 투명성과 업무 자동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참여 자격과 유통 범위가 좁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과도 맞닿은 대목이 있다. 한국 금융당국도 [토큰증권을 주식·채권·펀드로 확대하는 인프라 구축](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402363)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사례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결제와 증권 지갑을 한 거래 안에 결합한다는 점에서 국내 토큰증권 논의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발행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인도 채권시장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토큰화 증권 지갑을 같은 거래에서 시험하게 된다. 입찰 예정일은 9월 7일이며, 2차 시장 준비 시점은 12월로 제시돼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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