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플랫폼에서 주식·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선물 거래가 8월 7780억 달러(약 1056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코인 거래 중심이던 파생상품 시장이 전통자산을 함께 다루는 멀티에셋 구조로 넓어지고 있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디지털자산 플랫폼의 주식·원자재 거래가 8월 주요 거래소 전체 무기한선물 활동의 23.48%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같은 지표에서 2025년 11월 비중은 0.5%였다.
바이낸스는 8월 25일 보도자료에서 자사 24시간 거래대금 기준 상위 15개 무기한선물 계약 중 약 3분의 2가 전통금융 연계 상품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개는 주식·상장지수펀드(ETF)·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샌디스크(SanDisk)를 추적하는 SANDUSDT 계약은 8월 19일 오후 6시(한국시간)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약 68억7000만 달러(약 9조3226억원)였다. 바이낸스는 이 규모가 나스닥 샌디스크 24시간 거래대금의 약 2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을 추적하는 XAGUSDT 계약도 약 8억2600만 달러(약 1조1209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우블록체인(WuBlockchain) 계열 집계는 8월 중앙화 거래소의 주식형 무기한선물 거래량을 6654억2000만 달러(약 903조1749억원)로 잡았다. 이는 7월보다 4.6% 늘었고, 1월보다 56.5배 커진 수치다. 상위 3개 기초자산은 SNDK, SKHYNIX, SPCX였고 이들이 전체 거래량의 50.4%를 차지했다.
수치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7780억 달러, 6654억2000만 달러, 파사나라(Fasanara) 관련 링크드인 게시물의 8650억 달러(약 1174조원)는 집계 대상과 거래소 범위가 다른 자료로 보인다. 같은 지표로 직접 비교하기보다 전통자산형 무기한선물 거래가 빠르게 커졌다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맞다.
무기한선물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연동된 포지션을 잡는다. 전통 주식시장처럼 정해진 장 마감 시간이 없고, 펀딩비를 통해 현물 가격과의 괴리를 조정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구조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진 24시간 거래 인프라와 맞물린다. 주식시장과 원자재시장이 닫힌 시간에도 가격 노출을 원하는 수요가 파생상품 형태로 넘어오는 배경이다. 다만 실제 주식 보유나 원자재 인도와는 다른 계약이라는 점에서 일반 증권 거래와 구분된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8월 월간 자료에서 2026년 1월 1개였던 전통금융 커버리지가 현재 149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료는 전통금융 무기한선물이 Tier 1 거래소 선물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7%에서 약 28%로 올랐다고 적었다.
바이낸스 리서치 텔레그램은 ETF 기반 전통금융 무기한선물이 2026년 7월 전통금융 무기한선물 전체의 19%를 차지했고, 7개월 누적 거래량이 1160억 달러(약 157조4120억원)를 넘었다고 소개했다. 8월 자료에서는 ‘전통금융 무기한선물의 부상’을 핵심 주제로 제시했다.
업계의 해석은 엇갈린다. 바이낸스는 전통금융 무기한선물을 단발성 상품이 아니라 플랫폼 확장 전략의 한 축으로 설명한다. 반면 블룸버그는 이런 확장이 거래소의 성장 서사인 동시에 기존 암호화폐 거래 유동성 둔화를 드러내는 신호라고 봤다.
국내 독자에게도 닿아 있는 흐름이다. 바이낸스는 8월 10~13일 공지에서 KUAISHOUUSDT, MEITUANUSDT, CSOPSKHYNIX2LUSDT, CSOPSAMSUNG2LUSDT 등 전통금융 무기한선물 신규 상장을 예고했다. 한국 기업과 연계된 상품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의 24시간 파생상품 목록에 들어간 셈이다.
본지는 앞서 온체인 파생상품의 거래 대상이 주식·원자재·지수형 상품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보도했다. 당시 하이퍼리퀴드(HYPE)의 실물자산 기반 HIP-3 전통자산 시장 미결제약정은 41억3000만 달러(약 5조6044억원)로 집계됐다.
한국 반도체 대형주와 연결된 무기한선물 가격도 이미 주말과 장외 시간대에 별도 가격 신호를 만들고 있다. 본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계 무기한선물 가격이 한국 정규시장 종가와 다르게 움직인 사례를 전한 바 있다.
다만 이 상품은 주식이나 원자재의 직접 보유가 아니다. 바이낸스는 보도자료에서 전통금융 무기한선물이 관련 기초자산 소유권을 의미하지 않으며, 고위험·고변동성 상품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이용 가능성도 다르다.
암호화폐 플랫폼의 전통자산 거래 확대는 거래소가 코인 거래소를 넘어 주식·ETF·원자재를 한 계정에서 다루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자료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시장 영향은 같은 잣대로 단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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