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7억달러 중동·북아프리카 암호화폐 수령

| 김하린 기자

중동·북아프리카(MENA) 암호화폐 시장의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온체인 가치 수령액이 3387억 달러(약 457조2450억원)로 집계됐다. 절대 규모는 튀르키예가 이끌었고, 성장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154%로 가장 높았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2024년 지리별 암호화폐 보고서에서 이 기간 MENA 지역의 온체인 가치 수령액이 전 세계 거래량의 7.5%였다고 밝혔다. 온체인 가치 수령액은 블록체인상에서 특정 지역 지갑이나 서비스가 받은 가치를 집계한 지표다.

거래 성격도 소액 이용자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체이널리시스는 MENA 거래 가치의 93%가 1만 달러(약 1350만원) 이상 거래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역 거래가 리테일 확산보다 기관·전문가성 자금 흐름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국가별 역할은 갈렸다. 튀르키예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368억 달러(약 184조6800억원)의 가치를 수령해 MENA 최대 시장으로 집계됐다. 모로코는 127억 달러(약 17조1450억원)를 기록했다.

성장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같은 기간 거래 성장률은 154%였고, 카타르는 120%로 뒤를 이었다. 규모와 증가 속도가 서로 다른 축에서 나타난 셈이다.

2025년 자료에서도 튀르키예의 비중은 이어졌다.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글에서 튀르키예의 연간 거래 규모가 거의 2000억 달러(약 270조원)에 이르고, 아랍에미리트(UAE)는 530억 달러(약 71조5500억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MENA라도 통화 불안이 큰 시장과 제도 정비가 빠른 시장의 채택 동인은 다르게 나타났다.

규제 정비는 UAE와 카타르에서 뚜렷했다. UAE 정부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이 2022년 설립됐고, 2024년에도 가상자산 관련 규제 체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금융센터(QFC)는 2024년 9월 1일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 2024를 도입해 토큰화, 보관, 이전, 교환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VARA는 두바이의 가상자산 사업자 인허가와 감독을 맡는 규제기관이다. QFC의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는 토큰화 자산의 법적 성격과 보관·이전 절차를 제도권 안에서 다루려는 장치다. 중동 지역의 가상자산 채택은 거래 수요와 규제 인프라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 수요도 지역 해석의 핵심으로 꼽힌다. 체이널리시스는 MENA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알트코인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송금, 저축, 결제 수요가 암호화폐 거래 구조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2026년 자료는 이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퓨즈(Fuze)는 2026년 1월 6일 자료에서 중동의 가상자산 거래가 연간 5000억 달러(약 675조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2026년 7월 8일 보고서에서 MENA를 스테이블코인 저축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언급했고, 바이낸스 언 내 MENA 비중이 5.53%에서 9.21%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비용 절감 효과와 금융 안정성 부담을 함께 갖는다. IMF는 2026년 ‘Tokenized Finance and Money’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환전·송금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수취국의 통화대체와 자본유출 위험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시장과의 연결점은 거래소 유동성, 스테이블코인 결제 수요, 국가별 규제 변화다. 본지는 앞서 MENA 이용자를 겨냥한 가상자산 결제·충전 기능의 지역 적용 범위가 별도로 확인돼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집계도 MENA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보다 튀르키예의 규모,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장률, UAE와 카타르의 규제 정비를 나눠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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