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금융(TradFi) 자산을 기초로 한 영구선물(perpetual futures, 만기 없이 반복 청산되는 파생상품) 거래량이 8월 주말 기준 530억달러(약 71조3910억원)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약 12배 늘어난 규모다.
바이낸스 리서치가 7일 공개한 8월 월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7.6% 올라 2조7000억달러(약 3637조원)를 기록했다. 상승 배경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금리 트레이딩 수요가 꼽혔다.
비트코인(BTC)은 보고서 집계 시점 기준 최근 7일간 24.8% 올랐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이를 2020년 이후 주간 상승률 상위 1%에 해당하는 극단적 상승이라고 평가했다.
◇ 과거 유사 상승 이후 흐름과 남은 변수
바이낸스 리서치는 과거 이와 유사한 주간 상승이 나타난 7차례 사례를 짚었다. 이들 사례 모두 한 달 뒤 상승세를 유지했고, 이 중 6차례는 두 달 뒤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두 달 평균 상승률은 18.3%였다.
다만 바이낸스 리서치는 표본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함께 밝혔다. 이번 상승 국면에서 숏(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되돌림 효과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과거 패턴이 그대로 반복될지는 이 대목에서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 자금 구조는 어떻게 바뀌었나
보고서는 8월 한 달간 자금 구조 변화도 짚었다. △주식형 자산 보유자의 가상자산 배분 비중은 64%에서 72%로 늘었고 △스테이블코인 배분 비중은 22% 줄었으며 △전통금융권 영구선물 거래대금이 전체 파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서 20%로 낮아졌다.
가상자산 거래 구조 안에서 전통금융권 상품이 차지하는 자리는 좁아지는 동시에, 주식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가상자산 편입은 늘어난 셈이다. 상품을 통한 간접 노출보다 자산 자체를 직접 담는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전통금융 영구선물이란
전통 금융 자산 가격을 추종하는 영구선물 계약은 만기 없이 테더(USDT)로 정산되는 파생상품이다. 주식·상품·외환 등의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으며, 주식형 영구계약은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지원하고 펀딩 수수료는 8시간마다 정산된다. 펀딩비율 상한은 정산 구간당 ±2.00%로 제시돼 있다.
기초자산이 주식이어도 상품 형태는 레버리지 파생계약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강제청산, 펀딩 비용, 정규장 외 가격 차이는 이 상품군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8월 주말 TradFi 영구선물 거래량이 연초 대비 12배 가까이 늘어난 데 대해 바이낸스 리서치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자산군을 넘나드는 교차자산 거래 수요가 독립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주식·채권 시장이 문을 닫는 주말에도 크립토 파생상품을 통해 위험을 조정하려는 전통금융권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 이어지는 성장세
이런 흐름이 8월 들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앞서 본지는 중앙화거래소 주식형 퍼프 시장의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이 8월 중순 기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특정 종목형 표기의 거래량 확대가 실제 주식시장 유동성 증가나 해당 기업의 투자 수요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함께 짚어야 할 대목이다.
크립토 네이티브 플랫폼들도 이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규제 준수 경로를 통해 미국 영구선물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일시적 관심에 그칠지, 암호화폐 거래소의 전통 금융자산 파생상품 라인업으로 굳어질지가 업계의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
◇ 프리IPO 시장과 남은 변수
보고서는 이와 함께 앤스로픽(Anthropic)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장외시장(Pre-IPO)도 8월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파생시장 밖에서도 전통금융과 맞닿은 자산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추가 상승 여부는 현물 수요와 ETF 자금이 유동성 긴축 압력을 견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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