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달러 회복 실패…유가 101달러·엔화 강세

| 최윤서 기자

비트코인(BTC)이 9일 8만달러(약 1억728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과 엔화 강세가 가상자산 시장의 부담으로 부상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9일 비트코인이 8만달러 재돌파를 시도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당시 하루 동안 약 0.4% 하락했고, 미국 증시도 개장 이후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이란 관련 공격으로 원유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달러(약 13만5441원)를 웃돌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6달러(약 12만8736원)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 경로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과 가상자산처럼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는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비트코인 하락을 유가 상승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엔화 강세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달러·엔 환율은 153엔 안팎까지 내려가며 엔화 가치가 높아졌고, 엔화는 2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달러 자산이나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다. 엔화가 강해지면 투자자는 환차손을 줄이기 위해 보유 자산을 정리하고 엔화를 되살 수 있다.

차루 차나나(Charu Chanana) 삭소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일본은행이 예상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전에 진행되고 있어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레버리지 축소가 훨씬 빠르고 자기강화적인 청산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에 베팅한 포지션 규모도 변수다. 9월 초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5조엔을 웃돈 것으로 제시됐으며,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되면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유동성에 민감한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텍사스주 서던메소디스트대 행사에서 “일본 엔화에 개입할 때 일본은행과 일본 정책 당국이 무엇을 할지 상당히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내가 하우스다”라고 말했다. 엔화 시장에 대한 추가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베센트 장관의 발언이 미국의 추가적인 엔화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베센트 장관은 향후 엔화 개입의 문이 열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 엔화 순매도 포지션이 동시에 시장에 반영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속도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청산이 빨라질 경우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비트코인이 8만달러 회복에 실패하고 7만7000달러 지지선을 시험했다는 분석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가격 자체보다 유가와 엔화라는 거시 변수가 추가된 점이 다르다. 다만 두 흐름 모두 8만달러선 안착 여부가 단기 시장의 기준으로 제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9일 기사에서 일본은행이 다음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해당 회의는 9월 28일 열릴 예정이다.

일본은행의 9월 28일 회의가 엔 캐리 트레이드와 위험자산 흐름을 가늠할 다음 확인 시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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