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억달러 거래한 1인치, 아직 수익 못 냈다

| 이준한 기자

1인치(1INCH)가 2019년 출범 이후 누적 8090억달러(약 1083조원) 규모의 토큰 교환을 처리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했다. 거래량 확대가 플랫폼 수익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디파이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세르지 쿤즈(Sergej Kunz) 1인치 공동창업자는 7월 28일 ‘온 더 마진’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아직 수익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쿤즈의 발언과 1인치의 누적 거래량을 전했다.

쿤즈는 현재 디파이 시장 규모로는 플랫폼이 거래에서 가치를 추출해 대규모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거래 인프라 구축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1인치는 여러 탈중앙화거래소의 유동성과 가격을 비교해 거래 경로를 제시하는 애그리게이터다. 직접 거래소를 운영하기보다 여러 거래소로 주문을 연결하는 구조여서 거래량이 커져도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거래 수수료를 높이면 이용자가 탈중앙화거래소를 직접 이용할 유인이 커지고, 수수료를 낮추면 거래량이 늘어도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 쿤즈는 수익화를 서두를 경우 이용자 거래 조건이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인치는 수익성 문제와 별개로 디파이 유동성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새로 선보인 공유 유동성 프로토콜 아쿠아(Aqua)는 유동성 공급자가 자산을 유동성 풀에 예치하지 않고 지갑에 보유한 상태에서 여러 거래쌍을 동시에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집중 유동성은 유동성 공급자가 특정 가격 구간에 자산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해당 구간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자산이 예치돼 있어도 실제 거래에 충분히 활용되지 않을 수 있다.

듄(Dune)이 1인치 의뢰로 작성한 분석에서는 2026년 상반기 주요 탈중앙화거래소의 집중 유동성 가운데 약 85%가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유동성은 주간 평균 18억4000만달러(약 2조4640억원)였고, 연간 약 1억5000만달러(약 2009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듄은 해당 수치가 거래 가격대에서 실제로 활용되지 않는 유동성을 포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쿠아에서는 유동성 공급자의 자산이 지갑에 남고 거래가 체결될 때 필요한 토큰만 이동한다. 거래 정산은 1인치의 규제 준수 심사를 통과한 마켓메이커가 맡는다.

아쿠아 출시 첫날 투입된 자금은 약 2500만달러(약 335억원)였다. 인센티브로는 1000만개의 1INCH 토큰과 50만 유에스디코인(USDC)이 배정됐다.

1인치는 코인베이스($COIN) 등 주요 플랫폼과 협력하고 있다. 로빈후드($HOOD)는 토큰화 자산 거래를 겨냥한 로빈후드 체인의 협력사로 1인치를 포함했다.

다만 이 협력 관계가 1인치의 수익 전환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것은 협력 관계와 아쿠아의 유동성 구조, 출시 초기 자금 및 인센티브 규모다.

쿤즈는 전통 금융과 더 큰 규모의 자금이 디파이로 유입된 뒤 상업화 기회를 찾겠다고 밝혔다. 1인치는 우선 거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1인치 사례는 디파이에서 거래량과 수익성이 같은 속도로 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쿠아가 유동성 활용도와 수익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프로토콜 이용 규모와 실제 거래 정산 성과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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