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1INCH)가 누적 8000억달러(약 1072조8000억원) 이상의 거래를 라우팅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규모가 커져도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시장의 수익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세르지 쿤즈(Sergej Kunz) 1인치 공동창업자는 7월 28일 ‘온 더 마진’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아직 수익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서 가치를 추출하기보다 제품 구축에 집중해 왔다는 설명이다. 포브스는 해당 발언과 팟캐스트 내용을 전했다. 포브스 보도
1인치는 여러 탈중앙화거래소(DEX)의 유동성과 가격을 비교해 이용자에게 거래 경로를 제시하는 애그리게이터다. 공식 블로그에서 13개 네트워크와 400개 이상의 DEX를 연결하며 누적 스왑 규모가 8000억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1인치 공식 블로그
쿤즈가 팟캐스트에서 확인한 대시보드 수치는 7월 28일 기준 8090억달러(약 1084조8690억원)였다. 1인치가 제시한 누적 규모와 외부 추적기의 수치는 집계 시작 시점과 포함 범위가 달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거래량과 매출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것은 애그리게이터의 수수료 구조와 관련이 있다. 수수료를 높이면 거래자가 DEX를 직접 이용할 유인이 커지고, 수수료를 낮게 유지하면 대규모 거래량이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쿤즈는 디파이 시장이 아직 가치를 추출하기에는 충분히 크지 않다는 취지로 진단했다. 이는 1인치의 구체적인 수익 전망이라기보다 현재 사업 모델과 디파이 시장의 수익화 한계를 설명한 발언이다.
1인치는 유동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공유 유동성 프로토콜 ‘아쿠아(Aqua)’를 내놨다. 이용자가 자산을 지갑에 보관한 채 하나의 잔액을 여러 거래 전략에 활용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아쿠아 백서는 기존 유동성이 여러 풀과 거래쌍에 분산되고 상당 부분이 실제 거래에 쓰이지 않는 문제를 설계 배경으로 제시한다. 관련 구조가 정착되면 유동성 공급자가 자산을 여러 전략에 배분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지만, 실제 효과는 거래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아쿠아 백서
1인치가 의뢰한 듄 애널리틱스 분석에서는 2026년 상반기 주요 DEX의 집중 유동성 가운데 85%가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18억4000만달러(약 2조4674억원) 가운데 약 16억달러(약 2조1456억원)가 비활성 상태였다는 결과다.
이 수치는 1인치가 의뢰한 분석에서 나온 결과다. 따라서 아쿠아의 효율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는 참고 자료로 볼 수 있지만, 독립적인 업계 전체 지표와 같은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디파이의 수익성 문제를 두고 해석이 갈렸다. 프로젝트 제로(Project 0) 창업자 맥브레넌 피트(MacBrennan Peet)는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이 늘수록 자본이 여러 곳으로 분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라이노파이(Rhino.fi) 최고경영자 윌 하본(Will Harborne)은 일부 디파이 프로토콜이 핀테크 기업과 유사한 운영 구조와 기업 간 영업 조직을 갖추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쪽은 자본 분산을 문제로 봤고, 다른 쪽은 기업형 운영과 수익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한 셈이다.
아쿠아 관련 공개 콘텐츠 일부가 1인치와의 유료 협업으로 제작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동성 효율 개선이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설명은 제품 홍보 성격과 독립 분석을 구분해 읽을 필요가 있다. 관련 팟캐스트
1인치는 앞서 2026년 상반기 아쿠아를 포함한 6개 버그바운티 프로그램에서 외부 보안 연구자들의 제보를 받은 바 있다. 아쿠아 버그바운티에서 취약점 제보와 보상 절차를 운영한 내용은 제품 출시와 함께 외부 검증을 병행해 온 흐름을 보여준다.
1인치 사례는 디파이에서 거래량과 수익이 같은 속도로 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쿠아가 실제 거래 수수료와 유동성 공급자 수익을 얼마나 늘릴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