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XRP와 XRP 레저를 직접 통제한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리플·XRP·XRP 레저를 같은 대상으로 보는 것은 기업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디지털 자산의 구조를 혼동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21셰어스는 리플과 XRP 생태계를 설명하며 세 대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약 110억 달러(약 14조751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21셰어스는 XRP를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오해받는 13년 된 자산”으로 표현했다.
리플은 금융 인프라와 결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민간 기술기업이다. XRP 레저는 공개형 블록체인이고, XRP는 이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네이티브 디지털 자산이다.
리플이 XRP 레저를 직접 통제하지 않는다는 설명의 핵심 근거는 검증자 구조다. 리플이 운영하는 검증자는 XRP 레저의 기본 신뢰 검증자 목록(UNL)에 포함된 35개 검증자 가운데 1개다.
전체 네트워크에는 대학과 거래소, 기업, 개인 등이 운영하는 150개 이상의 검증자가 참여한다. UNL은 거래 검증 과정에서 참고하는 신뢰 검증자 목록으로, 특정 기업이 모든 검증자를 직접 운영한다는 뜻은 아니다.
21셰어스는 이를 도로와 교통에 비유했다. 도로를 건설한 주체가 도로 위를 오가는 모든 차량을 통제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리플이 XRP 생태계와 XRP 레저 개발에 관여한다는 사실만으로 네트워크 전체를 소유하거나 통제한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XRP의 공급 구조도 리플과 자산을 혼동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XRP 1000억개는 XRP 레저 출범 당시 한꺼번에 생성됐으며, 비트코인(BTC)처럼 채굴을 통해 새로운 물량이 계속 발행되는 구조가 아니다.
거래가 처리될 때는 소량의 XRP가 수수료로 영구 소각된다. 이 기능의 주된 목적은 공급을 줄여 희소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거래 요청과 네트워크 스팸에 비용을 부과해 공격을 어렵게 하는 데 있다.
거래 때마다 일부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에 XRP의 총공급량은 늘어날 수 없고 소폭 줄어드는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다만 공급 상한과 네트워크의 분산 구조는 운영 방식에 관한 설명으로, XRP 가격이나 투자 성과를 직접 결정하는 요소로 볼 수는 없다.
21셰어스는 유럽에서 2019년 4월 XRP 상장지수상품을 출시했고, 미국에서는 2025년 12월 XRP ETF를 선보였다. 21셰어스 XRP ETF의 순자산가치 산정 기준 변경처럼 상품 운용과 가격 산정 체계는 별도의 투자 인프라 문제로 다뤄진다.
결국 이번 논점의 핵심은 리플과 XRP를 같은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있다. 리플은 XRP 레저를 활용하는 기업이고, XRP는 네트워크의 디지털 자산이며, XRP 레저는 별도의 공개형 블록체인이라는 구분이 기본 전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