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총 지난해 10월 이후 거의 2조유로 감소…ESMA 경고

| 정민석 기자

암호자산 시장이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 거의 2조유로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기술주와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의 높은 가치가 유지되는 가운데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하면서 유럽 금융시장의 급격한 조정 위험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10일 공개한 ‘TRV Risk Monitor No. 2, 2026’에서 2026년 상반기 금융시장의 위험과 취약성을 분석했다. ESMA는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밝혔다.

베레나 로스(Verena Ross) 유럽증권시장청(ESMA) 의장은 “지정학적 긴장과 약해지는 경제 전망에도 투자자 낙관론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 격차가 커질수록 급격한 시장 조정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ESMA는 개인·기관 투자자 모두 급격한 조정에 대비해 경계심과 유동성 대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으로 이어졌다. 채권 수익률과 기업·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도 올랐고, 기업의 신용도와 유럽연합 회원국의 공공부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주식시장은 분쟁 발발 직후 하락했지만 이후 분쟁 이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기술주를 중심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면서 시장 가격과 경제 여건 사이의 불일치가 커졌다고 ESMA는 진단했다. 시장·전염·운영 위험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용 위험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암호자산 시장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통 금융시장과 암호자산 시장의 연결성이 확대되면서 한 시장의 충격이 다른 자산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ESMA는 암호자산 시장의 회복이나 추가 하락 방향을 확정적으로 전망하지 않았다.

채권시장에서는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 채권의 안전자산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채권 가격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유럽연합(EU)의 신용등급 관련 지표는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시장 인프라는 변동성에도 대체로 정상 작동했다. 중앙청산소(CCP)는 에너지 거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기능을 유지했다. 다만 4월 초에는 여러 자산군에서 중앙예탁기관(CSD)의 결제 실패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사이버·하이브리드 위협도 주요 위험으로 꼽혔다. ESMA는 프런티어 AI의 최근 발전이 금융시장 운영 위험의 지형에 추가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정 인프라와 외부 서비스 의존성이 충격을 시장 전반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패시브 상품뿐 아니라 단기·투기 거래에도 쉽게 접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셜미디어 콘텐츠와 플랫폼의 게이미피케이션 기능이 충분한 정보에 기반하지 않은 거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MA는 주식 토큰화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도입 동력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탈중앙화금융(DeFi)에서는 익스플로잇으로 시장 간 상호연결성과 충격 전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고, AI 인프라를 겨냥한 펀드가 늘면서 관련 투자 상품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기록이 투자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