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마스크와 컨센시스의 사업 분리가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과 이더리움(ETH) 수요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갑 이용자가 늘어도 거래가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처리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컨센시스는 9일 발표문에서 소비자 플랫폼 메타마스크와 프로토콜·기관용 인프라 사업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법인은 메타마스크로 재편되고, 리네아(Linea)와 하이퍼레저 베수(Hyperledger Besu) 등 기관용 사업은 새 컨센시스에 남는다. 분리 작업은 2026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메타마스크는 약 190개국에서 1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와 누적 수조 달러 규모의 거래 지원 실적을 제시했다. 다만 이 수치는 지갑의 도달 범위와 이용 규모를 보여줄 뿐,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발생한 거래량이나 ETH 가스 수요를 뜻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메타마스크 이용자가 어떤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처리하는지다. 메타마스크는 여러 블록체인과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는 접점이지만, 모든 활동이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 사례가 메타마스크의 ‘머니 어카운트’다. 메타마스크는 6월 30일 머니 어카운트를 모나드(Monad)에서 출시했으며, 이용자 예치금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mUSD로 전환된다.
메타마스크 지원 문서는 머니 어카운트가 모나드 네트워크의 mUSD를 기반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모나드에서 다른 메타마스크 계정으로 mUSD를 옮길 때는 네트워크 수수료가 없고, 다른 네트워크로 전송할 때는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따라서 머니 어카운트에 자금이 유입됐다는 사실만으로 이더리움 메인넷의 가스 수요가 늘었다고 볼 수 없다. 거래가 모나드에서 처리되면 수수료와 실행 수요는 우선 모나드 네트워크에 귀속된다.
지갑 사업의 수익과 이더리움 네트워크 수익도 구분해야 한다. 메타마스크는 스왑 수수료를 네트워크 수수료와 별도로 부과하므로, 메타마스크에서 거래량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더리움 메인넷의 가스 수요나 ETH 소각량이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거래가 처리될 때는 ETH와의 연결이 직접적으로 발생한다. 이더리움의 가스 수수료는 기본 수수료와 우선순위 수수료로 나뉘며, 기본 수수료는 소각되고 우선순위 수수료는 거래를 제안한 검증자에게 지급된다.
기관용 인프라도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한다. 베수는 이더리움 호환 실행 클라이언트지만 금융기관 등이 허가형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이런 사설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거래는 이더리움 메인넷의 가스 거래와 동일하지 않다.
새 컨센시스에 남는 리네아는 ETH와 연결되는 별도 경로다. 리네아는 2025년 토크노믹스 문서에서 ETH를 가스 토큰으로 사용하고, 레이어1 비용을 제외한 순수수수료의 20%를 ETH 소각에 배정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다만 이 20%는 네트워크 설계와 정책을 설명하는 수치다. 정책상 배정 비율과 특정 시점의 실제 ETH 소각 규모는 같은 의미로 볼 수 없다.
이번 분리는 ‘이더리움 채택’이라는 표현을 세부 경로별로 나눠 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메타마스크 다운로드, 이더리움 호환 소프트웨어 사용, 모나드 기반 금융 서비스, 허가형 네트워크 구축, 이더리움 메인넷 가스 사용은 서로 다른 경제적 경로를 가진다.
조셉 루빈(Joseph Lubin) 컨센시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와 이더리움 인프라 사업의 연결고리는 앞서 본지가 정리한 바 있다. 이번 분리에서도 메타마스크는 소비자 플랫폼으로, 새 컨센시스는 프로토콜과 기관용 인프라 사업으로 구분된다.
앞으로 확인할 기준은 지갑 이용자 수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거래가 처리된 네트워크, 수수료 지급에 사용된 자산, 이더리움 생태계로 유입된 규모, ETH 소각량을 함께 봐야 한다.
컨센시스는 메타마스크와 새 컨센시스의 분리 작업을 2026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 재편은 이더리움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과 ETH에 대한 직접 수요가 커지는 것이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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