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자산관리 업계의 포트폴리오 고민을 키우고 있다. 대형 기술주와 채권에 치우친 기존 배분만으로는 시장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12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스위스는 '암호화폐 자산관리 보고서 2026'에서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정부 부채 증가로 전통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을 1%에서 10%까지 편입한 모형에서 절대 수익률과 위험 조정 수익률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인공지능이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흡수 장치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올해 8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에는 지출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 추크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스위스는 투기 사이클이 꺾일 때까지 투자자 관심이 인공지능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호황에 대한 노출은 일부 기술기업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민간 투자와 정부 지출을 뒷받침하는 부채 조달도 함께 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조합이 비트코인 배분 필요성을 키운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주식이나 채권을 대체해서가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다른 성격의 위험 원천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부채와 채권의 약화
비트코인 스위스는 인공지능 인프라 호황이 수년간 이어질 만한 근거가 있다고 봤다. 반도체와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 생산 냉각 설비가 모두 물리적 병목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확장을 떠받치는 경제성과 신용 구조는 취약한 지점으로 꼽았다.
이는 인공지능 거래가 더 넓은 부채 사이클과 분리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중요하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 보였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보고서는 국가 부채 장부가 시장의 더 중요한 압박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은 주식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을 사들이는 전통적 대응도 어렵게 만든다. 주요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할 때 주식과 미 국채가 함께 움직이는 흐름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국채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의 핵심 분산 수단이 된다는 가정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배분 효과
비트코인 스위스는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자산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처럼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에 민감하다. 동시에 통화적 희소성은 전통적 경질자산에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위험 회피 헤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 비트코인의 수익 동인이 충분히 다르기 때문에 분산 효과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차별성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형 분석은 이런 효과를 수치로 보여준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주식과 채권 금 단기금융시장 자산으로 구성된 일반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1% 2.5% 5% 10% 편입하는 경우를 시험했다. 비트코인 매입 재원을 채권에서 조달했을 때 연환산 수익률은 비트코인이 없을 때 6.2%에서 1% 편입 시 7.2%로 높아졌다. 2.5% 편입 시에는 8.6%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편입은 시험한 모든 구간에서 절대 수익률과 위험 조정 수익률을 함께 끌어올렸다. 편입 재원을 주식에서 조달하든 채권에서 조달하든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채권에서 조달한 경우에는 역사적 절대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주식이 고정수익 자산을 크게 웃돈 기간에 주식 비중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패밀리오피스와 유사한 장기 자금 운용자에게 이 분석은 작은 비트코인 비중도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포트폴리오 영향은 자산의 단독 변동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포지션 규모와 상관관계가 함께 작용한다.
이더리움과 온체인 금융
비트코인 스위스의 포트폴리오 논리는 비트코인에서 끝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더리움이 토큰화 경제에서 준비 담보와 결제 인프라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생산적 네트워크 경제와 통화적 성격을 점점 더 결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활동이 온체인으로 더 많이 이동하면 이 같은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토큰화 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상당히 자리 잡았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인공지능 자체가 향후 이런 인프라 수요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이미 인간보다 5배 넘는 토큰을 소비하고 있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이런 흐름이 금융 활동과 온체인 활동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독특한 순환 구조를 만든다. 인공지능은 현재 암호화폐와 투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지만 동시에 암호화폐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금융 인프라를 더 많이 활용할 자율 경제 주체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동성 전환 가능성
이런 전망이 인공지능 붐의 붕괴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 지출이 성숙 단계에 들어가면 조달 비용의 중요성은 커질 수 있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때 자본은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할 수 있다.
인공지능 호황 속에 누적된 포트폴리오 압박은 투자자들이 다른 수익 원천을 가진 자산을 찾게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 스위스는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다른 위험 동인의 조합에 주목했다. 전통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도 의미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같은 인공지능 거래와 거시경제 거래가 투자 환경을 점점 더 지배하는 상황에서 구조적으로 다른 자산에 대한 소규모 배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바로 그런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비트코인 스위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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