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급락, 자금은 배당주로…"반등보다 상승 추세 확인해야"

| 강수빈 기자

기술주 급락이 주식시장 전체의 자금 이탈보다 배당주 등 방어적인 종목으로의 이동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 과매도에 따른 반등 가능성은 있지만, 매수는 새로운 상승 추세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월 30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린 인터뷰에서 크리스 버뮬런 더테크니컬트레이더스닷컴 수석 시장전략가는 기술주와 반도체주에서 대규모 매도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이 안정을 찾았다는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 관망하겠다고 말했다.

버뮬런은 반도체 ETF인 SMH의 거래량과 거래량 누적 지표인 OBV를 근거로 제시했다. 주가 상승·하락에 따라 거래량을 더하거나 빼는 이 지표가 최근 수개월 동안 둥근 천장을 형성한 뒤 하락했고, 이후 반등도 무너진 수준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는 신호로 해석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했다.

배당주 상승은 기술주 매도 자금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버뮬런은 "자금은 기술주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투자자문사와 헤지펀드가 운용 규정상 투자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주를 매도한 뒤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배당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의 고점 대비 약 10% 하락은 투자자 불안과 레버리지 축소를 자극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여러 투자자문사와 일한 경험상 시장이 약 8% 하락하면 고객들이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또 두 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면 시장의 10% 하락이 약 20%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며, 추가 증거금 요구와 강제 청산이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금과 소형주까지 동반 하락하는 흐름도 이러한 청산 압력과 연결해 해석했다. 버뮬런은 시장의 공포가 커지고 과매도 상태에 가까워졌다며 다음 주 초 반등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반등 예상이 곧바로 매수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며 "우리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진입 조건은 바닥 형성 이후 가격이 안정을 찾고 새로운 상승 추세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조정이 예상보다 깊어지거나 회복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단순히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매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는 관망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공매도에도 나서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버뮬런은 나스닥과 반도체주의 큰 차트 구조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하락이 레버리지와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에 그치고 상승 추세가 재개된다면 나스닥이 약 3만5000까지 오르고 반도체주도 현 수준에서 약 50%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행동에 나서기 전에 증거가 필요하다. 가격이 안정을 찾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며 상승 전망보다 진입 조건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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