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올해 상반기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달러화의 대표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지난주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16일(현지시간) 기준 달러인덱스는 98.15 수준에서 횡보하며 일시적 반등을 시도했지만, 연초 대비 약 10% 하락한 상태로 올해 들어 가장 부진한 반기를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약세 배경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회의론 확대와 함께, 워싱턴발 관세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글로벌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점을 지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주도했던 기존 국제 통화질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위상이 점차 약화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기술적 분석상에서도 달러 약세는 지속될 조짐이다. 지난 4월 하락형 삼각형 패턴 하단 지지를 이탈한 이후, 최근에는 하락 플래그 패턴까지 무너졌다. 이는 통상 강한 하락세의 연속 신호로 해석되며,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도 수준에 근접해 있어 반등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추세 반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인덱스의 주요 지지선은 95와 90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95는 과거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주요 고점과 저점을 연결하는 추세선과 겹치는 구간이다. 만약 이 선마저 이탈하면, 90까지의 낙폭이 현실화될 수 있으며, 이는 2021년 초 형성됐던 지지 영역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대로 반등 시에는 과거 하락형 삼각형 하단과 겹치는 101선이 첫 번째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넘더라도 107선에서는 재차 매도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기술적, 경제적 요인이 맞물리며 달러의 중기적 방향성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달러화의 하방 압력이 강화될 경우 신흥국 통화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자본 이동 변수도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달러인덱스가 의미 있는 지지선을 방어하느냐 여부가 향후 외환시장 흐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