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 협상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15일(현지시간) 큰 방향성 없이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93달러로 전장보다 0.1% 올랐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1.29달러로 1센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장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전면 충돌이 길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유가가 크게 뛰지 않은 배경에는 미국 정부 쪽 발언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고, 상황이 마무리되면 유가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과 이란이 협상과 회담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전 2주 연장 보도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협상 가능성 자체는 닫지 않으면서 시장의 종전 기대를 일정 부분 떠받쳤다.
다만 공급 차질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산과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를 더는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는 원유 공급을 다시 조일 수 있는 변수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에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으로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 흐름이 흔들리면 국제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봉쇄 첫 24시간 동안 이란과 연계가 없는 중립 상선 20척 이상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통과 선박 수가 약 130척이었다는 점을 보면 평시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해상 운송이 완전히 멈춘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미국 내 원유 재고 감소도 유가 하락을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4월 10일 기준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1주일 전보다 91만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20만배럴 증가와 크게 엇갈리는 결과다. 재고가 예상과 달리 줄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공급 여유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여서, 종전 기대가 유가를 누르는 가운데서도 하락 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동 협상 진전 속도와 해협 통행 정상화 여부, 미국의 대이란 제재 기조가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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