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철강업계 자금 지원 확대... 78.6조원 금융지원 패키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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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유럽연합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철강업계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대출·채권·투자를 묶은 3종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26년 4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에서 철강업이 물류비 상승과 공급망 불안, 수급 차질 우려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런 충격이 철강업에 그치지 않고 기계·전자 같은 후방산업으로 번질 수 있다고 봤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기계, 가전 등 여러 제조업의 기초 소재여서, 한 업종의 자금 경색이 연쇄적으로 다른 산업 생산과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과 민간 금융을 함께 활용해 대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해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25조6천억원 규모까지 커졌고, 민간 금융권도 53조원 플러스알파 수준의 자체 지원방안을 운용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업종별 지원 실적과 자금 소진 속도를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지원 대상과 규모를 더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시적 충격으로 유동성이 막힌 기업이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먼저 자금줄을 열어두겠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채권 발행 여건을 개선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4월부터 중동상황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이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 즉 피시비오를 차환할 때 상환비율과 후순위 인수비율을 낮춰 발행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최장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피시비오 물량이며, 이 가운데 철강 관련 업종 규모는 약 3천7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어 6월부터는 신용보증기금이 피시비오를 직접 발행해 은행이나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를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경우 기업의 발행 비용이 약 50베이시스포인트, 즉 0.5%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 매입프로그램도 함께 가동해 신용도가 높은 채권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까지 폭넓게 뒷받침하기로 했다.

투자 방식의 지원도 병행된다. 금융위원회는 4월 안에 조성될 총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를 통해 철강산업을 포함한 6개 주력산업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철강 외에도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이차전지다. 이 펀드는 단순한 긴급 운전자금 지원을 넘어 사업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돕는 성격이 강하다. 외부 충격이 길어질수록 기업에는 단기 유동성뿐 아니라 생산체계 조정과 경쟁력 회복을 위한 중장기 자금도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충격이 일부 산업에 머물지 않고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 산업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동 정세와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지원 범위가 철강을 넘어 다른 제조업으로 더 넓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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