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금 4,708.5달러·은 79.52달러… 전쟁 초반 급등 진정, GLD·SLV 변동성만 커졌다

| 김서린 기자

국제 금·은 가격이 전쟁 충격 이후 진정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708.5달러,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79.5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 급등했던 금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중동 분쟁 여파로 중장기 고점 부근에서 재차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으로 나타난다. 은 가격 역시 중동 긴장 고조 과정에서 금과 함께 상승 압력을 받았으나,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을 키우며 비슷한 조정을 거치는 모습이다.

금과 은은 모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선호되는 실물 자산이지만, 가격을 움직이는 세부 요인은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전쟁·제재·중앙은행 정책 등 금융·정치 리스크가 부각될 때 매수 수요가 유입되는 경향이 강하다. 은은 귀금속이면서도 전기·전자는 물론 태양광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커 경기·제조업 흐름의 영향을 함께 받는 자산이다. 최근 중동 분쟁과 원자재 불안이 맞물리면서 두 자산이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전쟁 초기 과열 구간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금·은 모두 단기 조정을 거친 흐름으로 요약된다.

대표적인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실제 현물 가격 흐름을 뒤따르며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전쟁 발발 직후 GLD와 SLV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안전자산 및 대체자산 선호가 강하게 반영됐고, 이후 금 현물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ETF 가격도 비슷한 방향으로 조정을 받는 구간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서는 GLD와 SLV가 모두 중동 정세와 연준 통화정책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중 등락 폭을 키우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지정학 변수 측면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과 중동 전반의 분쟁 고조가 금·은 시장의 핵심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전쟁 종료 기대를 자극하면서도 강경한 군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함께 거론된다. 미국 정부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 등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압박하는 움직임,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와 비달러 결제 논의를 제기한 점 등은 글로벌 에너지·결제 질서와 연결되며 귀금속 시장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를 둘러싼 긴장 고조 역시 산유국 리스크를 확대시키며 금·은 가격 형성의 배경 요인으로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물 시장과 ETF 시장의 반응에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전쟁 발발과 같은 지정학적 충격 직후에는 실물 금 수요보다 금융시장에서의 빠른 매매가 가격에 선반영되는 경향이 있어 GLD·SLV 등 ETF 가격이 더 민첩하게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난다. 반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처럼 지난 10년간 공격적으로 금을 매입해 온 일부 중앙은행은 시장 가격 변동에 따라 평가 손익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를 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행의 금 매입에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 평가 손실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는 등, 실물 보유와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 투자 사이에서 각국의 대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날 금·은 가격 흐름은 전쟁 초기의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에서 한발 물러나면서도,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방어적 성격이 유지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중동 분쟁이 에너지 가격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과 은 모두 인플레이션 헤지(실질가치 보전 수단) 기능에 주목하는 수요와 차익 실현 매물이 맞서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제 금값 하락 국면에서 일부 산출국·보유 주체가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는 ‘세일’ 언급도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 요인으로 함께 거론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귀금속 시장의 관망 심리를 키우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중동 분쟁과 산유국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는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가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금·은 가격이 경제 지표와 연준 발언에 따라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란의 비달러 결제 논의는 달러 중심 국제금융 질서와 연결된 이슈로, 당장 구조를 바꾸는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금·은 같은 비통화 자산의 역할과 함께 거론되는 상황이다.

금과 은은 금리, 환율, 인플레이션, 전쟁과 제재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 자산으로,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처럼 전쟁과 통화정책, 결제 시스템 논의가 한꺼번에 얽힌 국면에서는 개별 뉴스와 정책 발언마다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단기간 수급 상황에 따른 등락이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전반에서 공유되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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