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가조작과 회계부정 신고 포상금의 상한을 없애고 일부 선지급도 허용하면서, 자본시장 불공정행위를 더 이른 단계에서 찾아내기 위한 보상 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발표한 포상금제도 개선방안의 후속 입법으로, 고의적 시세조종이나 분식회계 같은 중대 위법행위를 신고하는 유인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은 불공정거래 포상금 30억원, 회계부정 포상금 10억원의 상한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 한도가 사라진다.
포상금 산정 방식도 단순해진다. 부당이득이나 과징금 규모를 기준으로 최대 30%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되, 여기에 신고자의 기여율을 반영해 최종 금액을 정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사건 규모가 크고 신고 내용이 실제 적발에 결정적 역할을 할수록 보상도 커지는 방식이다. 정부는 복잡한 계산 기준 때문에 신고 보상의 예측 가능성이 낮았던 점을 손질해, 내부 제보나 실질적 단서 제공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고자가 사건에 일부 가담한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범행 가담을 강요했거나 최근 5년 안에 같은 위반행위를 반복한 경우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자본시장 범죄 특성상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담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완전한 외부 제보만으로는 은밀한 시세조종이나 조직적 회계부정을 적발하기 어려운 만큼, 수사와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자 신고의 문턱을 낮춘 셈이다.
지급 시점도 일부 앞당긴다. 원칙적으로 포상금은 불복 절차가 끝나고 과징금 등이 국고에 최종 납입된 뒤 지급되지만, 실제로는 소송 등으로 절차가 길어지면서 신고자가 오랜 기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지연 상황을 고려해 지급예정액의 10%, 최대 1억원까지 먼저 줄 수 있다. 또 경찰청이나 국민권익위원회처럼 다른 기관에 접수된 신고도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으로 이첩하거나 공유해 포상금 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고, 시세조종에 쓰인 원금이 몰수·추징된 경우 그 일부를 포상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회계부정 제재도 함께 강화된다.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회계부정이 여러 해에 걸쳐 이어졌다면 위반 기간에 따라 매년 20~30%씩 과징금을 더 물릴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위반 금액이 가장 큰 한 해를 기준으로만 과징금이 매겨져 장기 부정의 책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회사로부터 직접 보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실제 책임이 있다면 합리적인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과 포상 규정은 공포일인 5월 26일부터 시행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의 적발 가능성을 높여 경각심을 키우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자본시장 감시 강화와 내부신고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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