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돼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내려가고, 달러화 강세가 누그러지면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업무협약(MOU)에 최종 서명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최근 미국 내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원유 재고 부족 우려도 심해진 만큼 협상 성사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주말 동안 양측은 휴전 기간을 60일 더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을 담은 협약 체결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기대를 일부 가격에 반영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해협이 개방되더라도 원유 공급망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공급 차질 완화 기대만으로도 유가는 상당폭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유가가 70달러 후반에서 80달러 중반 수준으로 내려올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6.51% 내린 배럴당 90.31달러에 마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여서 이곳의 봉쇄 여부는 전 세계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나아가 각국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유가가 진정되면 그 여파는 채권시장과 통화시장으로도 번질 수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은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시장 전망, 즉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 연구원은 이에 따라 최근 급등했던 국채 금리도 가파른 수준은 아니더라도 완만한 하락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주요국 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가 고물가를 자극하고, 고물가가 다시 고금리를 부르는 악순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화 약세와 아시아 통화 강세가 예상됐다. 중동 사태 이후 위안화를 제외한 아시아 통화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약세를 겪었는데, 해협 재개방은 이런 흐름을 되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와 달러 수급 불안이 영향을 줬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면 원화 강세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협상이 무산되고 미국의 대이란 공격이 재개될 경우에는 유가, 물가, 금리, 환율이 다시 동시에 불안해질 수 있어 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협상 성사 여부와 실제 해협 운영 정상화 속도에 따라 금융시장 전반의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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