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한국자산관리공사, 이른바 캠코가 운영하는 새도약기금의 채권 매입을 2026년 10월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아직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대부업체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기 연체채권을 정리해 취약 채무자의 부담을 덜겠다는 정책을 완성하려면 남아 있는 대부업권의 참여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새도약기금 출범 1년이 되는 올해 10월을 시한으로 잡고 관련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매입 대상은 7년 이상, 5천만원 이하의 장기 연체채권인데, 이 채권을 보유한 금융회사와 기관 가운데 아직 협약 가입을 결정하지 않은 곳은 15개사이며 모두 대부업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협약에 아예 들어오지 않은 곳뿐 아니라, 이미 가입했더라도 실제 매입 협상이나 매각 결정이 끝나지 않은 업체까지 있어 시간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쉽게 응하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들 업체는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에서 자금을 조달해 연체채권을 사들여 추심하는 방식으로 영업해왔는데,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넘길 경우 시장가격보다 낮은 값에 매각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업계로서는 기존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셈이다. 최근 업계가 캠코에 사후 정산, 즉 캠코가 채권을 회수해 이익이 나면 일부를 되돌려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캠코는 장기 연체채권 자체가 회수 가능성이 낮고 상당수는 소각을 전제로 사들이는 만큼, 사후 정산 구조는 제도 취지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내놓은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은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참여 유도 수단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등록만 하면 비교적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심사와 감독도 한층 엄격해진다.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실상 시장에서 계속 영업하기 어렵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허가 심사 과정에서 새도약기금 협약 가입 여부가 정성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로 고려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확정된 추가 유인책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 반응을 보며 인센티브와 불이익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분위기다.
당국은 현재 미가입 대부업체들을 개별 면담하며 의견을 듣고 있고,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곳과 아닌 곳이 대체로 반반 수준이라는 내부 판단도 나온다. 결국 각 업체는 허가제 아래서 계속 추심업을 영위하는 편이 유리한지, 아니면 보유 채권을 정리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는 편이 나은지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새도약기금 참여 여부를 넘어 대부업권의 사업 구조와 채권추심 시장의 질서를 다시 짜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이 목표 시한인 10월까지 얼마나 많은 업체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향후 서민금융 지원 정책의 실효성과 업권 재편 속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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