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증권은 반도체 수출 호황이 과거보다 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 경기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2일 진단했다. 최근 수출 증가를 이끄는 중심축이 반도체에 뚜렷하게 쏠려 있지만, 그 힘이 워낙 강해 고유가 부담까지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수출 호황의 지속 여부는 결국 반도체 경기에 달려 있는데,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아직 정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2026년 3월부터 매달 800억달러대를 유지했고, 5월에는 877억5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42.3%로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넘겼는데, 이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 지수와 움직임이 비교적 밀접한 지표로 여겨진다.
무역수지 개선 폭도 눈에 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1천억달러를 넘어, 종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던 2017년 기록을 웃돈 것으로 아이엠증권은 봤다. 특히 원유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는 보통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져 무역수지가 악화하기 쉬운데, 이번에는 반도체 수출 흑자가 원유 수입 적자 확대분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쉽게 말해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악재가 있었는데도, 반도체 수출이 그 충격을 견딜 만큼 강했다는 의미다.
중국 수요 회복도 중요한 배경으로 제시됐다. 박 연구원은 5월 대중국 수출액이 전년 동월보다 80% 급증한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중국·홍콩향 반도체 수출 확대가 전체 수출 호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 품목도 완만하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5월 기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도 전년 동월 대비 16.4%를 기록해, 특정 품목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국면보다는 수출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아이엠증권은 이번 반도체 상승 국면이 2003년 정보기술 혁명, 2013년 스마트폰 대중화, 2016년 클라우드 서버 확대, 2020년 코로나19 시기의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비교해도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 즉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자본지출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중국의 인공지능 관련 투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요 기반이 더 두텁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하반기에는 중동 정세에 따른 고유가가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반대로 이 부담이 완화돼 유가가 내려가면, 에너지 수입 부담이 줄면서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투자와 글로벌 인공지능 수요가 유지되는 한 수출 전반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국제유가와 대외 지정학 변수에 따라 체감 경기의 온도차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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