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은 2일 중동발 공급 차질이 정유와 화학 업종의 수급을 빡빡하게 만들면서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업황이 예상보다 견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두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핵심은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되더라도 원유와 석유제품, 화학 원료의 실제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를 낸 이진명 수석연구원과 김명주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시설 피격 같은 사건이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충격을 줬다고 봤다. 이들은 3월 석유수출국기구 산유량이 전월 대비 29% 급감해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고, 추가 증산 여력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유 재고가 8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전쟁 종료 이후 기업들이 재고를 다시 채우는 리스토킹 수요가 유가를 떠받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6년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 사이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 업종에 대해서는 원가 부담이 다소 진정되더라도 수익성은 비교적 좋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26달러 수준의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복합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경유·항공유 같은 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 남기는 기본 수익 지표다. 국내 정유사는 운송용 제품 비중이 63% 이상으로 높은 편인데, 유가가 과도하게 치솟지 않으면서 제품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 실적 개선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정유 업종 최선호주로는 에쓰오일을 제시했다.
화학 업종은 변동성이 더 크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오히려 예상보다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타르 사태로 액화석유가스 같은 저가 원료의 장점이 약해진 반면, 북미 업체들은 에탄 비중이 87%에 이르는 원료 구조를 바탕으로 여전히 원가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내 석유화학의 핵심 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은 납사 의존도가 85% 이상으로 높지만, 역내 공급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원료 조달과 원가 안정화가 이뤄질 경우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생산자물가지수가 41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끝내고 3월 플러스로 전환한 점은 재고 순환이 살아날 조짐으로 읽혔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경기까지 개선되면 건설·가전·자동차 같은 전방 산업을 중심으로 재고 보충 수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신한투자증권은 정유 업종은 전쟁 종료 뒤 유가가 다소 내려가더라도 석유제품 수급이 타이트해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봤고, 화학 업종은 종전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은 크겠지만 공급망 붕괴 여파로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화학 업종 최선호주로 효성티앤씨와 금호석유화학을 제시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유가 등락보다 공급망 복원 속도와 중국 수요 회복 여부가 앞으로 정유·화학 업종의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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