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사건, 증거 수집 문제로 법원 판결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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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으로 고발된 관련자들이 증거 수집 절차의 위법성을 문제 삼아 법원 판단을 구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 권한 구조와 인력 운용 방식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건의 핵심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참여한 조사 과정에서, 법적으로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감원 직원이 증거 선별 업무에 관여한 점이 적법했는지에 있다.

2일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 고발된 이들은 최근 서울남부지법에 준항고장을 제출했다. 준항고는 압수수색 같은 수사 절차나 재판 과정의 처분에 대해 법원에 취소 또는 변경을 요청하는 절차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합동대응단이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피고발인 측은 증거를 추려내는 과정 자체가 압수수색의 연장선에 있는데, 이 업무에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감원 직원이 투입된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압수수색과 현장조사처럼 상대방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는 강제조사 권한을 금융위 조사공무원에게만 부여하고 있다. 반면 금감원은 자료 제출 요구나 출석 요청 같은 임의조사만 가능하다. 당시에는 금융위 조사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금감원 인력이 일부 증거 선별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합동대응단이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인 만큼 실무 지원 차원의 참여는 가능하다고 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준항고는 그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법원이 가려달라는 성격이 강하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사건의 절차 문제를 넘어,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 전반의 빈틈을 드러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특히 금융위의 조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교란 행위에 더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금감원에도 강제조사권을 일부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법제처는 금융위의 강제조사권을 금감원에 위탁하는 방안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강제조사권이 임의조사와 결합돼야 주가조작 세력을 더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반론도 적지 않다. 금감원은 행정기관이 아니라 특수법인 성격의 감독기구여서, 이곳 직원에게 강제조사권까지 줄 경우 권한 남용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야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실제 이번 사건은 합동대응단이 지난해 출범한 뒤 처음 발표한 대표 사건으로,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운영자,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 운동가 등이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거래량이 많지 않은 디아이동일을 대상으로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을 동원해 장기간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2026년 3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금지 위반과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법원 판단은 해당 사건의 증거 채택 여부뿐 아니라, 앞으로 자본시장 조사 권한을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서 어떻게 재설계할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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