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일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급등해 장중 1,520원대를 찍었고,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2.1원 오른 1,516.4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7.7원 오른 1,512.0원으로 출발한 뒤 오후 1시 26분께 1,520.10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2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2일 장중 최고가 1,524.10원 이후 두 달 만이다. 환율이 급하게 오른 배경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있다. 간밤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반발하며 미국과의 종전안 협의를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제 유가가 뛰었고,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심리가 외환시장에도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A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주일 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상황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쟁이나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 원화처럼 대외 변수에 민감한 통화는 약세를 보이기 쉽고, 반대로 달러화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국제 유가 상승도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나라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원화 가치에 추가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점도 환율 상승을 떠받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13.11포인트, 0.15% 오른 8,801.49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6조5천93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커질 수 있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같은 날 코스닥은 24.00포인트, 2.29% 내린 1,026.03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 흐름도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1% 오른 99.067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0.03% 오른 159.695엔이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49.0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64원 상승했다. 이는 원화가 달러뿐 아니라 엔화와 비교해서도 약세 압력을 받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외국인 자금 움직임이 진정되지 않으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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