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해외여행 증가에도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가 줄어들면서 전 분기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중 거주자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61억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61억1천만달러보다 0.1% 감소한 수치다. 원화로는 약 9조3천800억원 규모다. 해외 소비가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은 채 사실상 보합권을 유지한 셈이다.
배경을 보면 여행과 전자상거래 흐름이 엇갈렸다.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833만1천명으로 전 분기 789만3천명보다 5.5% 늘었다.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살아났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 직구 규모는 13억5천만달러로 13.1%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여행객 증가는 해외 현장 소비를 늘리는 요인이지만, 직구 감소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전체 카드 사용액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카드 종류별로는 소비 방식의 차이도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41억달러로 1.3% 줄었고, 체크카드 사용액은 20억300만달러로 2.4% 늘었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는 예금 잔액 범위 안에서 바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해외에서 지출을 더 보수적으로 관리하려는 수요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통계만으로 소비 성향 변화까지 단정하기보다는, 결제 수단 선택이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편이 적절하다.
한편 외국인 등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은 1분기 35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 37억8천만달러보다 5.4%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27억4천만달러와 비교하면 30.2% 늘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직전 분기보다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줄면서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 장수가 지난해 4분기 1천951만8천장에서 올해 1분기 1천862만7천장으로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환율, 여행 성수기 진입 여부, 해외 직구 회복 속도에 따라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여행 소비가 계속 늘더라도 온라인 구매가 위축되면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은 당분간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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