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충격에 한국 채권시장 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 토큰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급등하면서 5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 걸쳐 올랐다. 환율 불안이 커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퍼지기 쉬운데, 이런 심리가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고 금리를 밀어 올린 것이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88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3년 11월 7일의 3.887%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도 2.5bp 상승한 연 4.254%를 기록해 2023년 11월 1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4.2bp, 1.2bp 오른 연 4.120%, 연 3.786%에 마감했고, 장기물인 20년물은 연 4.325%로 6.4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도 각각 6.2bp, 5.6bp 올라 연 4.269%, 연 4.126%를 기록했다.

시장 흐름은 장 초반과 장중이 뚜렷하게 갈렸다. 개장 직후에는 간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물가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며 채권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급격히 흔들리자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7원 내린 1,529.0원으로 출발했지만, 오전 10시 27분께 1,549.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10일 1,561.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9.4원 오른 1,539.1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채권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지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도 이날 시장 충격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한때 6% 넘게 급락하며 8,000선이 위협받았고,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20거래일째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이 오르기 쉽고, 이는 다시 원화 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구조다. 채권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19계약 순매도했고, 10년 국채선물은 1천290계약 순매수했다. 다만 현물시장에서는 환율 급등이 더 강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 흐름이 우세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중동 지역 긴장과 협상 지연,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함께 겹치면서 물가와 환율, 통화정책 전망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원화·채권·주식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였고, 채권시장은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다가 원화 자산 매도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금리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유 재고 고갈 우려와 전쟁 종료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예상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환율 변동성과 유가 움직임이 진정되지 않으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에 따라 채권시장도 한국은행의 향후 대응을 더 예민하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