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시장은 경기 둔화 우려보다 물가 재상승과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5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를 보면 5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7만2천명 늘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앞서 발표된 3월과 4월 고용 증가폭도 각각 2만9천명, 6만4천명 상향 조정돼 두 달 합계로 9만3천명이 더해졌다.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소비 위축과 해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적어도 5월 고용시장에서는 그런 충격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업종별로 보면 여가·접객업이 7만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지방정부가 5만5천명, 의료가 3만5천명, 사회지원이 1만2천명 증가해 고용 확대를 이끌었다. 반면 금융활동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2만2천명 줄었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같았고, 경제활동참가율도 61.8%로 변동이 없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3% 올라 4월의 0.2%보다 오름폭이 커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4%로 4월 3.6%보다 다소 둔화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은 탄탄한데 임금도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혼합된 신호가 나온 것이다.
이런 흐름은 연방준비제도, 즉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상승률은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8%로, 약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연준으로서는 경기 방어를 위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줄어든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에서도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진 배경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대하는 방향과 달리, 시장은 이제 연내 동결이 아니라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더 진지하게 반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하루 전 47%에서 이날 30%로 낮췄다. 반대로 0.25%포인트 이상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70%로 반영했다. 채권시장에서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16분 기준 4.14%로 전장보다 0.09%포인트 뛰었고,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도 각각 4.5%, 5.0%의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다. 알리안츠그룹 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언이 이번 고용보고서가 시장의 연준 기대를 더 매파적, 즉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옮길 것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경제가 고유가 속에서도 버티는 모습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물가를 더 강하게 경계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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