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국내 우주테크 상장지수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개인 투자자가 공모주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상장지수펀드와 공모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수요가 빠르게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최근 한 주 동안 ‘TIGER 미국우주테크’ ETF에는 8천657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이어 전체 ETF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유입 규모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우주항공’에도 851억원, ‘SOL 미국우주항공TOP10’에도 207억원이 들어오며 우주항공 관련 상품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이처럼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가 있다. 스페이스X는 11일 기관투자가와 사모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공모주를 배정한 뒤, 12일 나스닥 시장에 종목코드 ‘SPCX’로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다. 국내에서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 인수단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5일부터 8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상이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개인과 법인 전문투자자로 한정돼 일반 개인 투자자의 직접 청약은 사실상 막혀 있다. 첫날인 5일 1차 판매 물량 3억달러는 청약 개시 직후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공모를 통해 확보한 물량을 펀드와 ETF에 편입하겠다고 밝히자,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관련 상품이 사실상 우회 투자 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4일 스페이스X 기업공개에 참여한다고 밝히고, 배정받은 주식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와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에 나눠 담겠다고 설명했다. 개별 비상장 또는 신규 상장 종목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국내 투자 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간접 투자 수단의 매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눈에 띄는 점은 상품 성과가 좋지 않았는데도 자금이 유입됐다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우주테크’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6.21%였다. 통상 단기 수익률이 부진하면 자금이 빠져나가기 쉬운데, 이번에는 향후 상장 효과와 우주산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손실 부담을 눌렀다고 볼 수 있다. 더 넓게 보면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투자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2일 기준 136조8천111억원으로, 5월 13일의 137조1천200억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돈이나 매도 후 아직 인출하지 않은 자금으로, 시장에서는 통상 추가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본다. 반면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일 37조7천91억원으로, 지난달 29일 38조원을 처음 넘긴 뒤 다소 낮아졌다. 대차거래 잔고도 188조7천220억원으로 6월 1일 기록한 190조9천575억원에서 소폭 줄었다. 이는 상승 기대 자금은 유지되지만,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선행 지표는 다소 진정된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실제 주가 흐름과 편입 비중 공개 여부에 따라 우주테크 ETF로의 자금 쏠림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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