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강세로 금융권 신용대출 6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

| 토큰포스트

지난달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이 6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 강세를 등에 업은 이른바 ‘빚투’ 자금이 금융권 대출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은 2025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1월 1조원 늘어난 뒤 12월 2조5천억원 감소로 돌아섰고, 올해 들어서도 1월 1조1천억원 감소, 2월 1조원 감소, 3월 2천억원 감소, 4월 8천억원 감소 등 내내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코스피 급등과 함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은행권에서 증가 폭이 컸는데,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04조9천억원으로, 4월 말 102조8천억원보다 2조1천억원 늘었다. 전월에는 3천억원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 방향이 뚜렷하게 바뀐 셈이다.

이달 들어서도 증가 속도는 빠르다. 지난 4일 기준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9천894억원 불어나, 3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직장인들이 미리 만들어둔 마이너스통장, 즉 필요할 때 한도 안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신용한도대출을 최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투자 열기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처음 38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다소 줄었어도 6월 4일 기준 약 37조7천40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자기자금만으로는 부족한 투자자들이 대출을 이용해 추가 매수에 나서는 구조가 다시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신용대출 규제를 더 조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6·27 규제에서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을 막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다. 여기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즉 미래 금리 상승 위험까지 반영해 대출 한도를 더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 제도에서는 최소 1.5%의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에 차주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 다시 말해 제도상 신용대출 문턱은 이미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금리 여건도 당국을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 6월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4bp 오른 연 3.882%로 마감해 약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차주의 상환 부담은 이미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지고, 자금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당국의 고민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가 신용대출을 줄이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금리 부담이 큰 상황에서 획일적 규제 강화의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배경이 여기에 있다.

대신 당국은 대출 자체를 한꺼번에 조이기보다는 시장 과열을 자극하는 부분을 골라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위원회는 6월 5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도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판매한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불완전판매와 허위·과장광고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는 자금 흐름 전반을 틀어막기보다는 위험 신호가 뚜렷한 상품과 판매 관행을 먼저 점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질 경우 신용대출 증가세와 당국의 선별적 단속이 함께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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