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10일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시장이 위험 프리미엄을 유가에 빠르게 반영한 결과다.
이날 런던 아이시이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10달러로 전장보다 1.80%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90.03달러에 거래를 마쳐 2.07%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국제 원유시장의 대표 기준 가격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미국 유가의 기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두 지표가 함께 오르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가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기자들에게도 “오늘 이란을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절박함의 방증일 뿐”이라며, 어떤 압박과 위협에도 굳건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과 이란 정상이 공개적으로 강한 표현을 주고받으면서 시장은 양측 충돌 가능성을 한층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변수에 크게 흔들리는 이유는 중동이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요충지로 꼽히는데, 이곳에서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아시아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연쇄적으로 뛸 수 있다. 자산운용사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은 이번 상황이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시장의 시선은 실제 군사행동 여부와 중동 해상 운송로의 안전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충돌이 확산되지 않으면 유가 상승폭이 다시 줄어들 수 있지만, 긴장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가격 불안이 물가와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제 정세와 원유 공급망 안정 여부에 따라 더욱 크게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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