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공공기관 부실채권 관행 개편 추진… 연내 대책 마련

| 토큰포스트

금융당국이 금융공공기관의 장기 연체채권 관리 관행을 손질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민간 금융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검이 느슨했던 공공부문의 부실채권 처리 방식이 본격적인 제도 개편 대상에 올랐다. 공공기관이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는 사이 채무자의 부담이 길어지고 재기 기회가 늦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공공기관이 보유한 연체채권 전반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면서 개선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공공기관 연체채권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도 열렸다. 이 회의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 7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장기 연체가 발생한 뒤 뒤늦게 추심하는 방식보다, 채무자가 가능한 한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채권 정리 체계를 바꾸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논의는 공공기관이 부실채권을 제때 상각하거나 조정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쥐고 있는 관행이 통계로도 확인됐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캠코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12개 주요 공공기관이 보유한 개인금융부실채권 규모는 2018년 28조114억원에서 2025년 약 44조4천478억원으로 16조원 이상 늘었다. 반면 회수 가능성이 없어 장부에서 털어내는 상각 처리 비중은 같은 기간 23.3%에서 16.6%로 낮아졌고,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채무를 조정한 비중도 45.7%에서 34.6%로 떨어졌다. 예산정책처는 이를 두고 적극적인 조정과 정리보다 채권을 보유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2017년에도 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 방안을 내놓아 상각 기준을 정비하고 상각채권은 캠코가 일원화해 관리하도록 했지만, 현장에서는 기관별 기준과 내부 규정 차이로 제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어떤 채권을 장기 연체로 볼지에 대한 공통 가이드라인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차이를 다시 점검해 캠코 중심의 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기관마다 다른 상각 기준도 손봐 연체채권이 원활히 정리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관별 기준을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아 실태 파악과 제도 조율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를 상대로 매입채권추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본 데 이어 공공부문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흐름도 눈에 띈다. 캠코는 현재 보유 채권 8.9조원 가운데 2.6조원은 정상 상환을 진행하고, 나머지 6.3조원은 연체 기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장기 연체된 1.4조원은 연내 정리하고, 남은 4.9조원은 상환 능력에 따라 순차적으로 채무 감면이나 채무 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상환 심사에 필요한 정보 조회 권한이 제한돼 소각 대상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 같은 흐름은 공공기관의 채권 관리 기준을 보다 통일하고 장기 연체자의 재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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