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점검한 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존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방향을 바꾸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18일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의 물가 대응 방향과 시장과의 소통 방식에 변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판단을 내놨다. 그는 최근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금리 조정 등을 통해 경기와 물가를 관리하는 정책을 말하는데, 주요국이 일제히 긴축 쪽으로 무게를 옮기면 자금 흐름과 환율, 자산가격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16∼17일 현지 시각 기준으로 열렸고, 회의 결과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연 3.50∼3.75%로 유지됐다. 겉으로는 금리를 그대로 둔 결정이지만, 한국은행은 그보다 이후의 메시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유 부총재는 연방준비제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실제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의 발언 방식과 신호가 달라지면 시장은 같은 금리 수준에서도 미래 전망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그만큼 채권금리와 주가, 환율의 변동 폭도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외부의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고 봤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이후 중동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그에 따라 국제유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즉 정부 지출 확대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인공지능 산업과 관련한 우려 역시 금융시장의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됐다. 특정 산업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커질 경우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대내외 요인이 겹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계속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자체보다 각국 중앙은행의 향후 신호와 지정학적 위험, 에너지 가격 흐름이 더 중요해진 국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며, 당분간 국내 시장도 미국 금리 경로와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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