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법원이 구글에 자국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 측에 이자를 포함해 19억7천만달러, 우리 돈 약 3조6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검색 시장 지배력이 강한 플랫폼이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했을 때 경쟁사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스톡홀름 특허시장법원은 1일(현지시간) 구글이 수년 동안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를 불법적으로 우대했고, 그 결과 클라르나의 자회사 프라이스러너가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스웨덴의 반독점 소송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배상 결정으로 꼽힌다. 가격 비교 서비스는 소비자가 여러 판매처의 상품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도록 돕는 사업인데, 검색 결과에서 어떤 서비스가 더 잘 보이느냐에 따라 이용자 유입과 매출이 크게 갈릴 수 있다.
클라르나는 구글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영국, 스웨덴, 덴마크에서 검색 결과 페이지에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를 프라이스러너보다 유리하게 배치해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80억달러 배상을 요구해왔다.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당초 청구액보다 훨씬 적지만, 클라르나는 이번 판단이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비교하는 시장에서 더 건전한 경쟁 질서를 뒷받침한다며 환영했다. 클라르나는 단기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쇼핑 앱으로 성장한 회사로, 온라인 소매 부문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2022년 프라이스러너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이미 유럽연합이 문제 삼았던 구글의 쇼핑 서비스 우대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구글은 검색 지배력을 활용해 자사 쇼핑 서비스를 밀어줬다는 이유로 201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24억2천만유로, 약 4조3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프라이스러너는 그 이후에도 2023년까지 구글이 경쟁 서비스보다 자사 가격 비교 서비스를 더 눈에 띄게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글은 법원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항소 가능성을 내비쳤고, 2017년 유럽연합 결정 이후 쇼핑 광고 시스템을 개선했으며 유럽 전역에서 1천500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수백 개 가격 비교 서비스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이번 판결 소식이 전해진 뒤 클라르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상승했다.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둘러싼 유럽의 규제 기조가 다시 확인되면서, 앞으로도 검색 노출과 광고 배치 같은 디지털 유통 질서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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