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024년을 기점으로 1,400원대의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섰고, 당분간 이 같은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율이 단순히 일시적으로 뛴 것이 아니라 경제 구조 변화 속에서 평균 수준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진단이어서 금융시장과 기업들의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원/달러 환율의 구조적 상향이동 가능성 평가’ 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지난 4월 작성됐으며, 당시 원/달러 환율 평균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85.0원이었다. 분석에 따르면 환율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고, 2024년 상반기까지는 대체로 1,200원대에서 1,300원대 사이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 이후에는 잠시 1,300원대로 내려간 시기를 제외하면 주로 1,400원대에서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2015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의 흐름을 살펴본 결과, 2019년 4월과 2022년 4월, 2024년 3월에 세 차례 구조적 단절이 있었다고 봤다. 구조적 단절은 환율이 일시적으로 출렁인 정도가 아니라 평균적으로 머무는 구간 자체가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이 시기를 거치며 평균 환율은 각각 1,168.7원, 1,312.4원, 1,408.2원으로 높아졌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높다고 여겨졌던 환율 수준이 이제는 새로운 기준선이 됐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가 꼽혔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원화 가치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미국 통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을 더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은 한 나라 통화의 대외 가치이면서 동시에 수입물가, 기업 채산성,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인 만큼, 이런 구조 변화는 실물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수 있다.
박 연구위원은 현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은 국면에 있으며 이런 흐름이 2027년 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더라도 환율이 과거의 낮은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보다는 지금 수준 부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보고서가 작성된 뒤에도 환율은 오름세를 이어가 전날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34거래일 연속 1,500원을 웃돌았고, 지난 1일에는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다. 연구원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고환율 장기화가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수입물가와 물가 전반, 기업의 비용 부담, 금융시장 변동성에 계속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율을 단순한 단기 지표가 아니라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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