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국 기업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 기대에 힘입은 대형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난번만큼 반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이 여전히 시장 예상을 웃돌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투자자 기대 수준이 크게 높아져 실적 호조만으로 주가가 다시 강하게 뛰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자산배분 리서치 총괄은 8일 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관련 실적 서프라이즈가 막바지 국면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이익 증가율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다만 시장은 단순히 숫자가 잘 나오는지보다, 그 실적이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진단의 배경에는 실적과 주가의 간극이 있다. 그동안 인공지능 투자 열풍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 반도체 기업들은 실적 개선 기대를 선반영하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대장주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론은 2025년에 239%, 올해도 229% 급등해 2년 연속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상승 탄력이 약해졌다. 엔비디아도 지난 5월 14일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16% 하락했다. 다만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18배 수준까지 떨어져, 주가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포지셔닝(빚을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운 베팅)이 과도한 수준까지 확대됐다가 최근 되돌려지고 있다고 봤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대형 기술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기업)는 이미 인공지능 인프라를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올해 데이터센터, 전용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에 최대 7천250억달러, 우리 돈 약 94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은 발표된 숫자 자체보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과 경영진 발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인공지능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 대규모 설비 투자에 비해 수익 회수 속도가 충분한지, 그리고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로 수혜가 얼마나 넓게 확산될지를 함께 따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증시가 단순 기대보다 실제 이익 창출 능력과 투자 효율성을 더 엄격하게 평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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