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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반도체 투자 위축에 5% 이상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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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과 중동 긴장 고조로 각각 5.35%와 5.56% 급락했다.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가 종목과 업종 전반에 확산되었다.

 코스피·코스닥, 반도체 투자 위축에 5% 이상 급락 / 연합뉴스

코스피·코스닥, 반도체 투자 위축에 5% 이상 급락 / 연합뉴스

국내 증시는 8일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과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5% 넘게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9.52포인트(5.35%) 내린 7,246.79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46.23포인트(5.56%) 하락한 785.0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6일 약세를 포함해 이번 주 들어 3거래일 연속 내렸고, 지난달 19일 장중 기록한 고점 9,385.59와 비교하면 약 23%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장중에는 한때 7,791.66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곧바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7,186.21까지 떨어졌다. 하루 고점과 저점 차이가 605.45포인트에 달할 만큼 시장 불안이 컸고, 코스피 시가총액도 약 5천931조원으로 줄어 종가 기준 7주 만에 6천조원을 밑돌았다.

급락 과정에서는 시장 안전장치도 잇따라 작동했다. 오후 1시 31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 이른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프로그램 매매가 한꺼번에 쏟아져 현물시장을 더 흔드는 일을 잠시 막기 위한 장치다. 2분 뒤에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기준가보다 6% 이상 내리고, 코스닥150 지수도 직전 거래일보다 3%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같은 조치가 내려진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후 3시 30분 기준 1,498.5원을 기록해 1,500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주식시장 불안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급을 보면 개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 하락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53억원, 기관은 3천4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 1천927억원, 기관 1천451억원 순매도가 이어졌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31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천36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천312억원 순매수를 보였지만 기관은 5천73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겉으로 보면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시장을 이끄는 주도 업종의 투자심리가 무너지면서 전체 지수 반등으로는 연결되지 못한 셈이다.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인텔(-9.66%), 마이크론(-4.71%), 웨스턴디지털(-7.86%)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크게 밀렸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65% 하락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까지 뛰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 2.76% 오른 데 이어 이날도 3.19% 상승한 배럴당 72.6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은 물가 부담과 기업 비용 증가 우려를 동시에 자극하는 재료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는 기대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6.25% 내린 27만7천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5.68% 하락한 207만6천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호실적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점을 두고, 인공지능 반도체를 포함한 성장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종목과 업종 전반으로 매도세가 번진 점도 충격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765개 종목이 내렸고 오른 종목은 125개에 그쳤다. 기계·장비(-7.21%), 의료·정밀기기(-7.00%), 건설(-6.14%) 등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였고, 항공주도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 우려로 진에어(-4.60%), 제주항공(-3.72%), 대한항공(-3.43%), 에어부산(-3.17%) 등이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알테오젠(-7.11%), 에코프로비엠(-6.32%), 에코프로(-7.58%), 레인보우로보틱스(-6.75%), 주성엔지니어링(-8.8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밀렸다. 특히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6.2배 안팎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 수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주가가 기업 이익 전망에 비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시장이 앞으로의 경기와 실적을 그만큼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이 진정되는지, 그리고 주도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지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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