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인도 금융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증권사에 1천423억원을 투자하는 전략적 제휴에 나섰다. 직접 법인을 세우거나 합작회사를 만드는 대신, 현지에서 성장성이 검증된 금융회사와 지분을 매개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다.
NH투자증권은 9일 인도 상장 금융그룹 초이스 인터내셔널 리미티드의 증권 부문 핵심 자회사인 CEB와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수익을 기대하는 재무적 투자와 달리, 이사회 참여 등 경영 관여를 수반하는 형태다. NH투자증권은 우선주 방식으로 CEB 지분을 확보하고, 보통주를 포함한 기준 지분율은 투자 시점 기준 32.2%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전환 조건에 따라 최종 지분율은 달라질 수 있다.
CEB는 인도 전역에 영업망을 갖춘 종합증권사로, 디지털 투자 플랫폼을 바탕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워온 곳이다. 고객 수는 26만명 수준이며,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증권 영업, 마진금융, 자산관리, 금융상품 판매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인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당기순이익은 196억원을 기록했고,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3.6%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이 인도를 글로벌 성장 거점으로 보고 현지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성장성과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회사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리테일 영업, 법인영업, 자산관리, 투자은행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한국과 인도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국경 간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양국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해외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협력 범위는 CEB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초이스 그룹은 비은행금융회사, 자산운용, 보험중개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어, 향후 그룹 차원의 사업 연계도 기대된다. 비은행금융회사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지는 않지만 대출과 투자 등 금융 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번 투자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방식이 한층 유연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은 현지법인을 직접 설립하거나 합작법인을 세워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현지 유력 업체에 전략적으로 지분을 투자해 시장 접근 속도를 높이고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성장성이 큰 신흥국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해 진출하는 사례를 더 늘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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