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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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연 2.75%로 0.25%포인트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연합뉴스 설문조사에서는 경제 전문가 6명 중 5명이 인상을 예상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통화정책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다시 긴축 국면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은행이 최근 여러 차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분명하게 밝혀왔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6월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와 7월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거듭 내놓았다. 한국은행도 6월 24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흐름, 금융안정 위험을 함께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재확인했다. 이미 5월 동결 결정 당시 유상대·장용성 금통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고,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도 21개 점 가운데 19개가 연 2.50%보다 높은 수준에 찍혀 긴축 의지가 읽혔다.

금리 인상론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다시 커진 물가 부담이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 2.0% 수준이었지만 3월 2.2%, 4월 2.6%로 높아진 뒤 5월 3.1%, 6월 3.2%까지 올라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0%를 크게 웃돌았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2월 1.8%에서 6월 3.4%까지 오르며 체감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계기로 시작된 중동 전쟁 장기화가 국제 유가를 자극했고, 이것이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는 국제 유가가 완만하게 내려가더라도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 자금 흐름을 다소 조여 수요를 진정시키려는 전형적인 대응이다.

경기 여건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도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준다. 정부는 7월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5월 전망치 2.6%보다 0.4%포인트 높다. 국제금융센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해외 투자은행의 평균 전망치도 3.0%였다. 이는 한국 경제가 무리 없이 낼 수 있는 성장 속도로 여겨지는 잠재성장률, 즉 한은 추정치 1.8%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고 공급 확대는 더딘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 서면질의답변에서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시 말해 지금은 경기 부양을 위해 낮은 금리를 오래 유지해야 하는 국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가계부채와 집값, 환율 같은 금융안정 문제도 금리 인상 쪽으로 무게를 싣는다.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월 말보다 7조6천억원 늘어 2024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5대 은행 가운데 3곳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이미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 목표를 넘어섰다. 한국은행도 7월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수도권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8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줄어들면 원화 가치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 이후에도 8월이나 10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는 내년까지 인상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이 단순히 성장 지원보다 물가 안정과 금융 불균형 억제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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