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리고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 부양보다 물가와 금융안정 관리에 더 실리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결정에는 금통위원 7명이 모두 찬성했다. 금통위는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강도,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점검하면서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시중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소비와 투자를 다소 식히는 대신, 물가 상승세를 누르고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도 비교적 양호해 성장세가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구체적인 수정 전망치는 8월에 내놓을 예정이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배경에는, 경기의 기초체력이 일정 수준 이상 버티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물가다. 금통위는 국제 유가가 내렸는데도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쌓인 기업 비용 부담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소득 개선에 따라 수요 측 압력도 점차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치인 2.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 2.4%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가뿐 아니라 물가의 바탕 흐름도 만만치 않다고 본 셈이다.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에 대한 경계도 강화됐다. 금통위는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과 미국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1,50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가, 외환 수급이 개선되면서 1,40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고 짚었다. 동시에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 대출이 함께 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도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높은 환율 변동성, 수도권 집값 오름세, 가계부채 증가가 한꺼번에 이어지면 물가와 금융안정에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이 성장 둔화 가능성만이 아니라 물가, 환율, 부채, 부동산 시장을 함께 보며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더 신중하게 판단하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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