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은 소폭 줄었고, 대신 쌓아둔 일감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서면서 향후 실적 개선 기대를 키웠다.
현대로템은 24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이 2천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천61억원으로 13.3% 늘었고, 순이익은 1천863억원으로 1.8% 줄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은 3조635억원으로 18.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천566억원으로 0.8% 감소했다. 매출 확대에도 이익 증가가 뒤따르지 못한 것은 사업별 원가와 수익성 차이, 납품 일정, 수출 사업의 비용 반영 시점 같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당장 분기 이익의 증감보다 앞으로 실적으로 이어질 수주 잔고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대로템의 2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0조4천46억원으로, 회사 설립 이후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수주 잔고는 이미 계약을 따내 앞으로 매출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는 일감의 규모를 뜻하는데, 제조업에서는 중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부문별로 보면 에이디앤드알에이치(항공우주·방산·로봇·수소) 부문이 9조8천197억원, 알에스(철도차량 및 인프라) 부문이 19조8천670억원을 기록해 방산과 철도 양축에서 고르게 일감을 쌓았다.
상반기 신규 수주 내용을 보면 해외 철도와 국내 방산 정비 사업이 함께 실적 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주요 계약은 모로코 전동차 유지보수 7천482억원, 베트남 호찌민 2호선 전동차 4천911억원, K1 교량전차 정비 1천985억원 등이다. 이는 단순히 차량을 한 번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와 후속 정비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흐름으로 읽힌다. 특히 해외 철도 사업은 도시 교통 인프라 확충 수요와 맞물려 꾸준한 발주가 기대되고, 방산 부문은 수출 확대와 기존 장비 성능 유지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무 구조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69%였고, 선수금(고객이 계약에 따라 미리 지급한 돈)을 제외하면 50.4% 수준이다. 차입금은 1천355억원, 현금성 자산은 2조5천2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선수금이 많은 제조·플랜트 기업은 겉으로 보이는 부채비율이 높아 보여도 실제 차입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는데, 현대로템은 이 점을 강조하며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수출 물량의 지속 생산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수출 지역을 넓혀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방산 수요 확대와 철도 인프라 투자 재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현대로템처럼 방산과 철도를 함께 보유한 기업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실적은 수주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와 개별 사업의 수익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대규모 수주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익으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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