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에서 주택 가격대에 따라 세 부담을 나누는 ‘3그룹 설계’를 검토하면서, 초고가 1주택과 다주택 과세 기준을 어떻게 다시 짤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기본공제 규모, 초고가 기준선, 세율, 과세표준 구간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따라 세수와 납세자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막바지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구상은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종부세 대상을 사실상 세 구간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기본공제 그룹은 현행처럼 세금을 내지 않는 층이고, 그 위의 중간 구간은 지금 수준의 부담을 유지하거나 소폭 높이는 방향이 거론된다. 반면 초고가 그룹은 세율 인상이나 과표 구간 세분화로 세 부담을 더 무겁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종부세는 개인별로 합산한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만든다. 1주택자는 12억원, 다주택자는 9억원이 기본공제 기준이다. 여기에 세율을 곱한 뒤 재산세 공제, 1세대 1주택 세액공제, 세 부담 상한 초과액 공제 등을 반영해 최종 세액이 정해진다. 정부는 이 가운데 기본공제선 12억원은 최근의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해 소폭 올리는 방안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초고가 기준선으로는 시가 30억∼5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이는 1세대 1주택이라도 가격이 매우 높은 이른바 ‘똘똘한 1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실수요 주택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논의의 또 다른 축은 종부세의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옮길지 여부다. 지금은 2주택 이하는 0.5∼2.7% 세율을 적용하지만 3주택 이상에는 0.5∼5.0%의 중과세율이 붙는다. 이 때문에 30억원짜리 주택 1채를 가진 사람보다 10억원짜리 주택 3채를 가진 사람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세 형평성을 높이려면 보유 주택 수보다 전체 자산가치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정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서민·중산층 실거주 주택은 부담을 덜고, 호화주택·다주택·투기성 보유에는 가중 요소를 두는 차등 과세를 언급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공제 제도 역시 실거주 보호 쪽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1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기간에 따라 20∼50%, 소유자가 과세기준일 현재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를 각각 세액공제받을 수 있고, 두 공제는 최대 80% 한도에서 중복 적용된다. 다만 이 제도는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투자 목적 보유와 실거주 보유를 충분히 가려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령 공제와 장기보유 공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장기보유 중심 체계를 거주 중심 공제로 재설계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는 보호하되, 단순 보유에 따른 절세 혜택은 줄이겠다는 방향이다.
다만 기본공제 규모, 초고가 기준, 가액 기준 전환 여부, 공제 개편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추가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더 수렴한 뒤, 내달 초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최종안을 담을 계획이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세율을 손보는 수준을 넘어, 종부세가 누구에게 얼마나 부과돼야 하는지 기준 자체를 다시 정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보유세 체계를 실거주 보호와 고가 자산 과세 강화 쪽으로 더 정교하게 나누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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