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1일 최근 코스피 급락과 증시 변동성 확대를 계기로 정부와 여당의 경제 운용 전반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주가 하락으로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국민연금의 자산 운용 문제까지 논란이 번지자, 이를 경제정책 실패의 사례로 묶어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법 추진을 비판하던 중, 단일종목 레버리지 이티에프(상장지수펀드) 도입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 그는 충분한 검토 없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장 혼란이 커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레버리지 이티에프는 특정 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어서,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빠르게 불어나는 구조다. 정치권이 이 상품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꺼낸 것은 최근 증시 불안 속에서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정부와 여당에 묻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시장 흐름이 기업 실적과 괴리돼 있다는 주장도 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국내 증시가 큰 혼란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은 경제정책 방향이 시장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라인 6명에 대한 경질도 요구했다. 경제정책의 신뢰는 시장 안정에 직접 연결되는데, 야당은 현재의 급등락이 정책 혼선과 소통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개인투자자 손실 문제도 공세의 핵심 축이 됐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티에프 관련 개인투자자 손실 규모가 56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언급하며, 반대로 이익을 얻은 주체가 누구인지 금융당국이 파악하고 있는지 따져 물었다. 그는 외국 투기자본만 큰 수익을 거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개인과 기관, 외국인 투자자 간 수급 불균형이 민감한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과 맞물린다.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제도 설계와 감독 체계의 허점이 손실을 키웠는지를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문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민연금 기금이 증시 급락으로 크게 줄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불과 한 달여 만에 국민 노후자산이 크게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밸런싱이란 자산 비중을 목표에 맞게 다시 조정하는 절차인데, 시장 충격을 우려했다면서 이를 미룬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연금은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대표적 공적 연기금인 만큼, 시장 부양보다 운용 원칙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의원과 김민전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와 공개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 상승 국면에서 차익실현이 늦어진 점, 의사결정 과정의 책임 소재 등을 거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회에서 금융당국 감독 책임과 국민연금 운용 원칙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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