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지만, 그 자금 조달 방식이 오히려 미국 금융시장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연방준비제도의 해외·국제통화당국 환매조건부채권 기구(FIMA 레포 기구)를 활용해 일본의 시장 개입을 뒷받침한 점에 주목했다. 미일 외환 당국은 지난달 31일 이후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엔화 가치 부양에 나섰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3일 성명에서 공동개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일본이 이 제도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FIMA 레포 기구는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연준에 담보로 맡기고 달러를 빌리는 장치다. 원래는 2020년 3월 팬데믹 충격 당시 해외 중앙은행에 긴급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도입됐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단순한 외환시장 지원을 넘어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키우고 시중에 달러 유동성을 더 푸는 효과를 낸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사실상 양적완화와 비슷한 작동 방식으로 해석하며, 이미 과열 우려가 제기되는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또다시 자금을 공급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이런 이례적 수단을 꺼낸 배경에는 미국 국채시장 부담을 줄이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엔화 방어에 필요한 달러를 마련하려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직접 매각하면, 이미 높은 수준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4일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600억달러인 FIMA 레포 기구 한도를 확대하거나 없애는 방안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지원하면서도 국채 금리 급등은 피하려는 이중 목표를 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런 조치는 통화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연준이 물가와 금융 여건을 고려해 금리 인상 또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려는 시점에, 다른 한편에서는 대차대조표를 확대해 완화 효과를 내는 조치가 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그동안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자산 규모를 줄이기 위해 대차대조표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번 조치는 그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엔화 약세가 갑자기 되돌려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자금이 한꺼번에 되돌아오는 현상)으로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어 개입 자체에는 일정한 타당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그 방식은 미국 국채시장과 연준의 정책 독립성을 둘러싼 새로운 의문을 남긴다고 짚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긴축 기조와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얼마나 양립할 수 있는지, 또 미국 국채시장의 잠재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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