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며 급등한 장기금리 진정에 나섰다. 시장은 즉각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로 반응했지만, 물가와 재정 부담을 둘러싼 경계는 이어졌다.
20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10~20년물과 20~30년물 장기 국채의 회당 바이백 규모 상한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30년물 국채금리가 전일 19년 만의 최고치인 5.34%까지 급등하자 시장 유동성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변경 사항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되며, 정확한 매입액과 운영 일정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미국 30년물 금리는 5.18%대로 하락하며 6월 말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 달러화도 3개월 만의 최저치로 동반 하락했다. 금융시장은 재무부 조치가 장기물 수급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했다. 다만 장기금리 상승의 근본 원인이 해소됐는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정례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채 발행 원칙을 훼손해 정책 신뢰도를 낮출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1월 중간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차입 비용 상승과 모기지 금리 급등의 부담을 피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장기물 바이백 재원은 단기 국채 발행으로 조달될 것으로 예상됐다. 도이치뱅크 등은 이를 재무부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로 규정했다.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은 장기금리의 추세적 하락을 위해서는 실물경제 둔화나 이란 관련 지정학적 갈등의 근본적 해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7월 FOMC 의사록도 긴축 경계감을 남겼다. 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될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봤고, 3명의 지역 연은 총재는 25bp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의사록은 물가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고 상방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는 관세 인상 여파,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및 투입 비용 상승,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따른 수요 확장이 제시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5월 취임한 워시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첫 공식 연설을 하는 다음 주 잭슨홀 회의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상승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며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는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0.21% 오른 7708.0을 기록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영향 등으로 0.11% 내린 651.16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6만5326으로 3.16% 하락했고, 한국 KOSPI는 6471.2로 5.80% 내렸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 등으로 0.87% 하락한 98.79를 기록하며 3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섰다. 유로화 가치는 1.1677로 0.87% 상승했고, 엔화 가치는 158.17로 0.91% 올랐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1388.0원으로 서울 15시 30분 대비 9.7원 하락했다. 1개월 NDF는 1388.4원으로, 스왑포인트는 -0.5원이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재무부 바이백 확대 발표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5%로 6bp 내렸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90%로 6bp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인플레이션 경계감 지속 등으로 3.26%에서 강보합 마감했다. 한국 CDS는 22bp로 전일과 큰 변화가 없었다.
위험지표와 원자재 가격도 함께 움직였다. VIX는 14.89로 6.00% 하락해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됐다. 브렌트유는 중동 정세 불안 속에 91.62달러로 0.66% 상승했다. 금은 4515.6으로 4.18% 올랐다. 보고서의 환율 표기는 상승이 해당 통화 강세, 하락이 약세를 의미한다.
무역 현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 유예와 무역 합의 도달을 언급했다. 미국은 8월 19일 발효 예정이던 캐나다산 수입품 50% 관세 부과를 3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와의 합의 성사 사실을 발표하며 양국 간 경제적 긴장 완화를 시사했다.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품 관세는 50%에서 25%로,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추는 내용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보도됐다(블룸버그).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전월 2.6%에서 올라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은 가스와 전기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률 반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란 전쟁 장기화로 지난달 에너지 요금 상한선을 13% 인상한 바 있다. 근원 물가 상승률은 2.6%로 전월과 같았고,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월 3.6%보다 낮아졌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 금리를 두 달 연속 5.75%로 동결했다. 성장률 전망도 2026년 4.9~5.7%로 유지했다. 총재 대행은 금리 발표에 앞서 통화정책 수단 활용과 외국인 자금 유입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루피아화 가치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 재무부의 일일 현금 및 부채 잔액 보고서에 따르면 18일 기준 연방정부 부채는 40조4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시장 보유분은 32조2660억 달러, 정부 계정 보유분은 7조7820억 달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디지털 자산시장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행정부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8월 20일 현지시각 기준 스웨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과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가 예정됐다. 해당 지표들은 통화정책 기대와 경기 판단에 영향을 줄 변수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미국 장기금리, 물가 압력, 무역 갈등 완화 여부가 당일 국제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막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월스트리트저널). 베센트 재무장관의 조치로 30년물 금리는 급락했지만, 이는 표면적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장기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이나 연준 때문만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국방, 리쇼어링을 위한 자본 수요 급증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만성적 재정적자, AI 인프라 투자와 채권 발행 붐,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공급망 재편 지출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정상 회귀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 2007~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금리를 시장 붕괴가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비정상적으로 유지된 초저금리 시대의 종료로 해석한 것이다. AI 투자를 감안하면 향후 경제 성장 가속화를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와 서구권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 영국 국채 파동과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례처럼 고금리 전환기에 드러날 취약성은 위험 요인으로 남았다.
미국 증시는 중동 분쟁 장기화와 국채금리 상승에도 노 랜딩 시나리오에 대한 낙관론, 반도체 등 기술주 자금 유입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부근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블룸버그). 그러나 유가와 중간선거 위험은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말 국제유가가 76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원유 선물시장은 85달러 선을 반영하고 있다. 가을 이후 본격화될 의회 권력 재편 등 정치 불확실성도 잠재해 있으며,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는 단기 국채 발행 전망에 혼선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의 군사·경제력이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북한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블룸버그). 유럽에서는 가계저축률 증가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나왔다(파이낸셜타임스). 유럽 국가의 80% 이상에서 가계 저축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았고, 유로존의 1분기 총저축률은 14.3%로 최근 5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미국 가계가 소비를 통해 성장을 이끄는 것과 달리 유럽 가계는 에너지 가격 재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비해 완충 장치를 쌓고 있으며, 이는 유럽 회복 지연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3%로 전망한 반면 유로존과 영국은 각각 0.9%,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누적된 저축이 소비 주도 회복을 이끌 가능성은 있으나 독일 등 주요국에서도 뚜렷한 경기 반등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은 AI 회사채 발행보다 연준 신뢰 약화에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로이터). 미국 민간신용 시장은 부실대출 증가와 자금 유출 등으로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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