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슈나벨(Isabel Schnabel)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억제하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동 분쟁 장기화와 예상보다 강한 유로존 경제 흐름이 물가 경로를 다시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진스(Jin10)는 한국시간 26일 오전 6시46분 슈나벨 집행이사가 중동 분쟁과 유로존 경제 회복력을 이유로 물가 상방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2%를 웃돌 수 있고, 그 영향이 임금으로 옮겨간 뒤 대응하면 정책 당국이 뒤처질 수 있다고 봤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현재 금리 수준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 수준에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수요가 버티는 환경에서는 2차 효과를 일찍 막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차 효과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임금, 서비스 가격, 기업 가격 결정으로 번지는 흐름을 뜻한다. 중앙은행이 이를 우려하는 이유는 일시적 가격 충격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 협상에 반영되면 물가 둔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CB는 6월 통화정책 결정에서 기준금리 3종을 25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는 2.25%, 주요 재융자금리는 2.40%, 한계대출금리는 2.65%로 조정됐고, 해당 금리는 6월 17일부터 적용됐다.
7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3종이 그대로 유지됐다. ECB는 당시 에너지 가격 전망이 6월 유로시스템 직원 전망의 기준선에 가깝지만 중동 분쟁 이전 수준보다는 훨씬 높고, 에너지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전체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CB는 6월 전망에서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6년 3.0%, 2027년 2.3%, 2028년 2.0%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 전망은 2026년과 2027년 각각 2.5%, 2028년 2.2%였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재정정책, 국방 지출 증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유로존 경제 강세 요인으로 언급했다.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와 물가에 전달되는 속도도 중앙은행의 판단에서 더 중요한 변수로 다뤄진다.
그는 석유 외 에너지 가격 압력이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유럽 천연가스 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가스 시장 흐름은 물가의 실질적 상방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유럽중앙은행의 9월 예금금리 25bp 인상 전망이 시장에서 계속 거론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당시 경제학자 69명 중 57명은 ECB가 9월 예금금리를 2.50%로 올릴 것으로 봤고, 80%는 연말까지 이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유럽 금리 경로는 간접 변수다. 유럽 금리가 높게 유지되거나 추가로 오르면 주요국 채권금리,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발언만으로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가격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달러와 금리 기대 변화가 위험자산 가격과 함께 읽히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개별 자산 가격은 미국 통화정책과 기술주, 유동성 여건을 함께 반영한다.
ECB는 물가 전망과 기초 인플레이션 흐름, 통화정책 파급 강도를 보고 회의마다 금리를 판단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7월 결정문에서도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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