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수입 다진 쇠고기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꺼냈지만, 미국 소비자가 체감할 햄버거 가격 인하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NPR은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소셜미디어에 다진 쇠고기용 제품 최대 30만t을 쿼터 외 관세 없이 수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쇠고기가 현재 시장 가격보다 25% 낮게 판매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왔다. 식료품 가격과 생활비는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보는 쟁점이고, 다진 쇠고기는 가정 식탁과 외식 가격을 함께 보여주는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미국 노동통계국 가격 자료를 집계한 Basket Report에 따르면 2026년 7월 미국 도시 평균 다진 쇠고기 가격은 파운드당 6.89달러였다. NPR은 같은 연방 자료를 인용해 최근 5년간 다진 쇠고기 평균 가격이 약 57% 올랐다고 전했다.
관세 완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첫 번째 이유는 물량이다. 제이미 루크(Jaime Luke) 미시간주립대 조교수는 30만t 추가 수입이 미국 국내 쇠고기 공급의 약 2% 증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물량이 기존에 미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던 물량인지, 순수 추가 물량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봤다.
쿼터 외 관세는 정해진 수입 물량을 넘는 상품에 붙는 높은 관세를 뜻한다. 관세를 낮추면 수입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소비자가 보는 소매 가격은 수입 원가뿐 아니라 가공, 유통, 소매 마진을 거쳐 결정된다.
앤드루 그리피스(Andrew Griffith) 테네시대 교수는 NPR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안이 파운드당 1.25달러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실제로 볼 수 있는 인하폭이 파운드당 25~35센트 수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PR은 미국 소비자가 연간 다진 쇠고기를 약 60파운드 먹는다고 가정하면 파운드당 25센트 인하는 연간 15달러 절감에 그친다고 전했다. 25% 할인 약속과 가계가 체감하는 절감액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입 속도도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관세율 적용 기간을 90일로 제시했다. 그리피스 교수는 미국이 30만t, 즉 약 6억6100만파운드를 들여오는 데 90일이 모두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 경제조사국은 육류 수입 통계를 월별로 집계한다. NPR은 미국이 6월 한 달에 다진 쇠고기 약 5억4200만파운드를 수입했다고 전했다.
미국 축산업계는 반발했다. 전미소고기생산자협회는 성명에서 “정부 보조를 받는 낮은 가격의 쇠고기로 시장을 채우는 것은 미국 소 사육두수를 회복하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가뭄과 높은 투입 비용, 그 밖의 압박으로 줄어든 사육 기반을 다시 세우는 시점에 시장 개입이 장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마이크 라운즈(Mike Rounds) 사우스다코타주 상원의원은 더 강한 국내 생산자 보호를 요구했다. 팀 시히(Tim Sheehy)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인하 의도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이 방안이 미국 목장주들의 사육두수 회복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관세는 물가 안정과 국내 산업 보호가 충돌하는 대표 수단으로 반복돼 왔다. 본지는 앞서 미국의 캐나다산 제품 관세 발효 유예와 무역 협상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쇠고기 관세 완화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려는 조치와 생산자 보호 요구가 맞서는 구도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사안은 단순한 미국 햄버거값 문제가 아니다. 미국 식품 물가가 선거 쟁점으로 커질수록 관세 완화, 수입 확대, 국내 생산자 보호 사이의 충돌이 다른 품목으로 번질 수 있다.
관세 완화가 실제 소매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수입 물량의 추가성, 유통 단계 가격 결정, 미국 축산업계 반발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제시된 낮은 관세율 적용 기간은 9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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