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너지요금 4% 인상, 10월 1723파운드

| 이준한 기자

영국 가계 에너지요금 상한이 10월부터 4% 올라 표준 가구 기준 연 1,723파운드로 정해졌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반등한 가운데 에너지 비용이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의 통화정책 판단에 다시 부담으로 떠올랐다.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은 26일 가정용 에너지 가격 상한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간 1,723파운드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직불 결제 기준 표준 가구의 현행 상한 1,663파운드보다 60파운드 높은 수준이다.

오프젬은 약 2,200만 가구가 가격 상한의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고정요금제에 가입한 약 1,100만 가구는 이번 인상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가격 상한은 가구가 실제로 내는 총액을 고정하는 제도가 아니다. 전기와 가스의 단가, 일일 고정요금에 상한을 두는 방식이어서 실제 청구액은 사용량, 거주 지역, 계량기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오프젬은 중동 분쟁에 따른 도매 가스가격 상승을 인상 배경으로 들었다. 가정용 전기요금 부가가치세(VAT) 폐지 효과가 반영됐지만, 가스비 상승 압력이 전체 상한을 밀어올렸다.

영국 정부는 10월 1일부터 가정용 전기요금 VAT를 없애 평균 연 45파운드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오프젬은 정부 조치가 없었다면 상한이 약 45파운드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VAT 폐지는 전기요금에 직접 적용되는 만큼 가구별 체감 효과는 사용 구조에 따라 갈린다. 오프젬은 가스요금이 8% 오르고, 가스를 쓰지 않는 가구의 인상 폭은 1%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상은 앞서 콘월 인사이트(Cornwall Insight)가 10~12월 상한을 1,729파운드로 추정한 뒤 나온 확정치다. 이번 발표로 10~12월 적용 상한은 1,723파운드로 확정됐다.

7월 가격 상한 13% 인상에 이어 두 번째 분기 연속 상승이기도 하다. 오프젬은 7월 표준 가구 에너지 사용량 기준을 조정해 전기 사용량은 이전 검토보다 약 7%, 가스 사용량은 약 17%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상한 수치를 이전 분기와 단순 비교하면 실제 체감 변화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할 수 있다. 같은 상한 제도 안에서도 기준 사용량이 바뀌면 연간 표시액과 가구별 청구액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물가 지표도 이미 에너지 부담을 반영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고 밝혔고, 6월 상승률 2.6%보다 높아졌다.

주거·가계 서비스 부문, 특히 가스와 전기가 CPI 상승률 변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제시됐다. 공공요금 상승이 식품·서비스 가격과 임금 협상으로 번질 경우 물가 둔화 경로가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란은행은 7월 29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영란은행의 7월 기준금리 동결 당시 통화정책위원회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지만, 올해 후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은 정책금리가 에너지 가격 자체를 통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질수록 단기 물가 전망이 흔들릴 수 있고, 현재로서는 강한 2차 파급효과의 증거가 많지 않다고 적었다.

복지·소비자 단체는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클레어 모리아티(Clare Moriarty) 시티즌스 어드바이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가격 상한 인상은 에너지 가격을 3년 만의 고점으로 밀어올렸다”고 말했다.

리졸루션 파운데이션(Resolution Foundation)은 선별형 에너지 할인 제도가 적격 가구에 평균 175파운드 지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단체는 2027년 1월까지 제도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UK(Energy UK)는 25일 기준 가계 에너지 부채가 60억파운드에 이를 수 있고, 2026년 말에는 70억파운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도 사회적 할인제 같은 선별 지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영국의 에너지요금은 물가와 금리 기대를 통해 글로벌 채권금리, 환율,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 변수다. 다만 이번 발표만으로 영란은행의 정책 전환이나 위험자산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영란은행의 다음 통화정책 결정 예정일은 9월 17일이다. 이번 가격 상한은 10월 1일부터 적용되며, 에너지요금 인상이 물가와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4분기 지표에서 확인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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