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밀 선물이 부셸당 7.2025달러(약 9959원)까지 올라 2023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흑해 항만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차질이 가격에 반영됐다.
블룸버그는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시카고 밀 계약이 26일 미국 거래에서 장중 최대 2.4% 상승했고, 이달 들어 약 12% 올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농산물 현물지수도 10개 주요 작물을 기준으로 3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흑해 공급로가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옥수수·보리·해바라기유 공급에서도 주요 생산국으로 꼽힌다.
S&P 글로벌은 미국 농무부 자료를 토대로 2025~2026 마케팅연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의 27.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4800만 톤으로 21.1%, 우크라이나는 1410만 톤으로 6.2%였다.
흑해에서는 7월 이후 항만, 곡물 터미널, 상선에 대한 공격이 늘었다. S&P 글로벌은 러시아의 오데사 지역 항만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능력의 약 3분의 1이 사라졌고, 러시아 쪽에서는 케르치 해협과 아조프-돈 수로 제한이 러시아 밀 수출의 약 28%를 처리하는 경로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남부 수출 거점도 흔들렸다. 노보로시스크와 투압세 인근에서는 한 주 동안 곡물선 5척이 공격을 받았고, 노보로시스크 심해항 터미널 3곳은 공격 이후 폐쇄됐다고 S&P 글로벌은 전했다.
러시아 분석기관 루사그로트란스는 8월 러시아 밀 수출 전망을 180만 톤으로 낮췄다. 전년 450만 톤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운임도 뛰었다. 흑해 심해항에서 이집트로 가는 운임은 톤당 70달러(약 9만6810원)까지 올랐다고 S&P 글로벌은 전했다.
한 러시아 판매자는 "노보로시스크 시장이 보이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자는 "선주들이 심해항에서 이집트까지 톤당 70달러 운임을 요구해 거래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출은 다뉴브강 경로로 일부 옮겨갔지만 병목이 커졌다. 로이터는 트레이더와 분석가들을 인용해 최대 70척의 선박이 우크라이나 항만에서 곡물을 싣기 위해 다뉴브 술리나 운하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연 요인으로는 조종사 부족, 연료 등 우선 화물 배정, 공습경보에 따른 항만 운영 중단이 제시됐다. 항만과 운하의 처리 능력이 줄면 선박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운임과 체선 비용은 곡물 가격에 다시 반영된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농업부 자료를 인용해 8월 1일부터 21일까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53만9000톤에 그쳤다고 전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73만 톤보다 적다.
ASAP 애그리는 8월 25일 기준 술리나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이 50척을 넘었고, 하루 지연 비용이 최대 8000달러(약 1106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곡물 수출업체에는 운송비 부담이, 수입국에는 조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이번 흐름은 러시아의 흑해 휴전 거부 이후 곡물 가격에 미칠 영향은 해상 공격과 대체 물류 비용, 재고, 수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본지 보도한 사안의 연장선에 있다. 흑해 항로 불안이 단기 가격 반등에 그치지 않고 운송망 전반의 비용 문제로 번지는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경고도 나왔다. 제이미 컬링(Jamie Culling) HSBC 이코노미스트는 '날씨와 전쟁으로 오르는 식품 가격' 보고서에서 글로벌 농산물 공급 완충 장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로헤지는 노라 센티바니(Nora Szentivanyi) JP모건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도 다음 식량 위기가 짧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번 가격 상승은 단일 작물보다 운송로, 항만, 재고, 기상 조건이 함께 만든 압력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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