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린 뒤에도 회사채 시장에서는 우량 크레딧의 이자 수익 수요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조달비용이 여전히 높아 발행시장 전반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한국은행은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한 데 이은 연속 인상으로,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인상에 찬성했고 황건일 위원은 동결 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결정의 연장선에 있다. 연합뉴스는 30일 금융투자업계를 인용해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 금통위 직후 시장금리가 내려간 점이 크레딧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이 예상 범위 안에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 인상 속도에 대한 경계가 일부 누그러지면서 우량채의 쿠폰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자체보다 그로 인해 시장금리가 내려간 점이 중요하다”며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는 캐리 수요를 자극해 우량등급 중심의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기·중기 시장금리가 안정되면 보유 이자 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시세차익보다 캐리 위주로 만기를 보유하는 관점이라면 지금 금리 수준은 충분히 접근할 만한 메리트가 있는 시장 구조”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보다 만기까지 보유하며 받는 이자 수익에 초점을 맞춘 투자 판단이 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리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받는 이자 수익을 뜻한다.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차익보다 보유 기간의 쿠폰 수익을 중시하는 접근으로, 금리가 높아질수록 우량 채권의 절대수익률이 먼저 비교 대상에 오른다.
크레딧물은 회사채와 금융채처럼 발행자의 신용위험이 반영되는 채권이다. 같은 금리 환경에서도 발행자의 신용도와 만기, 가산금리 수준에 따라 투자 수요가 달라지는 구조다.
최근 KB금융과 교보생명보험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는 모집액의 두 배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롯데건설 회사채도 높은 가산금리를 제시한 뒤 미매각 없이 소화됐다.
다만 수요는 선별적이었다. 우량 등급이거나 충분한 금리 보상이 붙은 종목에 자금이 먼저 들어왔고, 이를 크레딧 시장 전반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행사 쪽 사정은 다르다. 90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3.2%,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3.1% 수준인 반면 회사채 발행 금리는 4% 후반대다.
기업 입장에서는 3개월마다 돌아오는 차환 부담과 발행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은행 대출이나 단기자금 조달을 택할 유인이 남아 있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만큼 우량물과 비우량물의 차별화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 발행사 입장에서는 대출 조달이 유리하고,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 3.00%를 상당 부분 반영했고, 국고채 3년물도 연속 인상 가능성을 미리 반영했다는 진단이다.
9∼10월은 연내 회사채 발행의 마지막 주요 창구로 꼽힌다. 통상 8월은 반기 결산과 휴가철로 발행이 줄고, 11월 중하순부터는 기관투자가가 연말 북클로징에 들어가 발행 비수기에 접어든다.
국내 금리 경로는 원화 유동성과 채권금리, 달러-원 환율을 거쳐 위험자산 심리에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본지는 앞서 기준금리 3.00% 결정 이후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에서 금통위 결과를 소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고리도 금리와 유동성에 있다. 기준금리 3.00%와 회사채 5%대 금리는 원화 자금의 기회비용을 높이지만, 이번 크레딧 캐리 수요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에이브(AAVE) 등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직접 영향은 확인된 수치로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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