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국 디젤 평균가격이 갤런당 5.820달러로 2022년 6월 기록을 넘어섰다. 화물 운송과 농업, 유통 비용에 직접 닿는 정제유 가격이 다시 물가 부담 요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연료 가격 추적업체 가스버디(GasBuddy)의 라이브 데이터에서 미국 전국 디젤 평균가격은 3일 오후 3시 25분 미 동부시간,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4시 25분 갤런당 5.820달러를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2022년 6월 17일 기록한 5.819달러를 웃돈 수치다.
미국 디젤 가격은 7월 15일 이후 갤런당 5달러를 계속 웃돌았다. 사상 최고치 경신은 명목 가격 기준이며, 물가를 반영한 실질 가격 비교와는 구분해야 한다.
집계 기관에 따라 숫자는 조금 달랐다. AP통신은 미국 디젤 평균가격이 갤런당 5.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소매 디젤 가격이 공급 부족 속에 최고권에 올랐다고 전했다. 같은 날에도 기준 시각, 데이터 소스, 반올림 방식이 다르면 가격 표기는 달라질 수 있다.
디젤은 승용차용 휘발유보다 경제 전반에 더 직접 연결된다. 화물차와 배송망, 농기계, 건설 장비, 일부 난방 수요가 디젤에 기대기 때문이다. 연료비 상승은 운송·농업·유통 업종의 비용을 밀어 올리고, 일부 비용은 상품 가격에 전가될 수 있다.
AP통신은 신선식품처럼 운송과 냉장 유통을 자주 거치는 품목이 먼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디젤 가격 상승이 단순한 주유비 문제가 아니라 물류비와 소비자 물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공급 압박은 미국 안에서만 생긴 문제가 아니다. 중동 분쟁으로 해상 운송과 정제유 흐름이 흔들렸고, 러시아 정유시설은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본지는 앞서 러시아 디젤 수출이 수년래 저점권으로 줄었다는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8월 28일 기준 미국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1억418만7000배럴이었다. 같은 주 미국 정유설비 가동률은 98.0%였다. 정유 설비가 거의 최대치로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재고 완충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디스틸레이트는 디젤과 난방유 등을 포함하는 중간유 제품군이다. 이 재고가 낮을수록 운송용 디젤뿐 아니라 겨울철 난방유 수급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정유설비 가동률이 이미 높은 수준이면 단기간에 공급을 더 늘릴 여지도 제한된다.
지역 가격도 함께 뛰었다. S&P 글로벌은 플래츠(Platts) 평가 기준 미국 걸프만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초저유황디젤(ULSD) 가격이 9월 1일 갤런당 4.6973달러로 평가 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정제유 부족 신호가 이어졌다. 유럽 디젤 크랙 스프레드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 보도가 나왔고, 본지는 앞서 디젤 크랙이 원유보다 먼저 흔들린 흐름을 전했다. 크랙 스프레드는 원유를 정제해 만든 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은 비용 부담에 모였다. 배런스는 높은 디젤 가격이 이어질 경우 운송 관련 기업의 마진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료할증료가 있어도 비용 전가가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가격 기록은 원유 가격만으로 에너지 비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유가 정체돼도 정제설비 병목, 지역별 재고, 해상 운송 차질이 겹치면 디젤과 항공유 같은 제품 가격은 따로 움직일 수 있다.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시장도 정제유 가격 흐름을 따로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운송비와 물가 전가 규모는 별도 수치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의 디젤 가격 상승은 수입 물가와 물류비를 가르는 관찰 지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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